▲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스포츠타임과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 KIA도 NC가 올랐던 우승 마운드에 오르는 게 목표"라는 뜻을 밝히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이재국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불행하게도 시즌을 6위로 마쳤다. 아쉽게 마무리됐다.”

올 시즌 KIA는 73승71패로 승수가 패수보다 2개 많았다. 5할 승률을 넘겼다. 지난해(62승80패2무)보다 11승을 더 올렸고, 9패를 줄였다. 그러나 최종 순위는 지난해에 비해 한 계단 상승한 6위였다.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55) 감독은 스포츠타임과 인터뷰에서 KBO리그 첫 시즌 팀 순위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숫자와 사진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코너에서 그는 숫자 ‘6’을 보자마자 “불행하게도 우리는 올 시즌 이 순위로 마쳤다”면서 “사실 시즌 대부분을 이 숫자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경쟁하고 있었다. 시즌 중 우리가 미끄러졌던 주에 kt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좀 아쉽게 마무리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KIA는 123경기를 치르는 시점이던 10월 9일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지킨 뒤 이후 6위로 떨어지면서 5강 순위권을 회복하지 못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 목표와 방향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걸음들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많은 경험을 한 시즌이었다. 우리가 목표를 했던 것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공격적으로는 좋은 한 해를 보냈고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선수들도 있었다”면서 “피칭 부분은 초반에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나중에는 힘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모든 부분에서 아쉽다면 아쉽다. 더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 KIA 양현종 ⓒ곽혜미 기자
◆양현종의 ML 도전과 그 공백에 대한 생각

윌리엄스 감독은 숫자 ‘54’를 본 뒤 “양(Yang)”이라고 부르더니 행복한 미소를 머금었다. 팬들도 그렇지만 감독 역시 보기만 해도 반가운 번호였기 때문이리라.

윌리엄스 감독은 첫 시즌을 함께한 양현종에 대해 “제일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캡틴 역할을 해줬고, 너무나도 훌륭하게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며 소임을 다한 주장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면서 “일반적으로 투수가 주장을 맡지 않지만 시즌 때 좋았던 부분에 있어서 하나도 빠짐없이 큰 부분을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하필이면 올 시즌 성적은 최근 수년간보다 수치가 떨어졌다. 승수도 11승으로 최근 4년 중 가장 적은데 평균자책점은 4.70으로 2012년(5.05) 이후 가장 저조했다. 나이도 이제 내년이면 만 33세에 접어든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에 대해 “양현종은 지난 시즌 많은 공을 던졌고, 국가대표로도 많은 이닝을 소화해 당연히 그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캠프 들어왔을 때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늦게 시작한 부분도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 양현종의 성적 부진에 대해서는 일단 “그 전부터 계속 자신의 투구능력을 증명해왔고, 메이저리그 팀들도 오랫동안 그를 주시해왔다"면서 “나도 그에게 함께하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하지만 그의 꿈이다. 양현종 선수가 미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만 잡는다면 (성공 가능성은) 밝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오히려 개인보다는 외부적 환경이 변수라고 짚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현재 미국의 코로나19와 스프링캠프에 관련해서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누구도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고 걱정했다.

만약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할 경우 내년 시즌 에이스가 빠진 공백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그는 “양현종 선수가 미국에 가는 것이 최종 결정된다면 당연히 큰 구멍(Big hole)이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선수가 아닌 여러 선수로 메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투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보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FA 시장에 양현종만한 투수를 찾기는 쉽지 않지만 조계현 단장에게 그만한 투수를 사 달라고 얘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에 윌리엄스 감독은 “그럴까봐 (FA 영입에 대해) 조금씩 얘기를 하고 있었다”며 웃었다.

▲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키움 김하성과 NC 나성범. ⓒ한희재 기자

아울러 “한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뛸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김하성과 나성범에 대해서도 “공격력은 정말 좋은 플레이어다. 그들의 공격력은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 수비도 좋은 선수들이지만, 메이저리그 레벨의 수비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 내년엔 KIA도 NC가 섰던 그(우승) 마운드에 오르는 게 목표

KIA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을 딛고 내년에는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까. 나아가 우승까지 도전할 수 있을까.

윌리엄스 감독은 NC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순간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집행검 세리머리를 보고는 “처음엔 우승 때 매년 하는 전통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인들에게 얘기 듣고 게임에 나오는 칼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웃었다.

▲ 맷 윌리엄스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진정한 KIA 팬들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며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운 팬들과 만남을 기대했다. ⓒ한희재 기자
윌리엄스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KIA 팬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우리도 NC가 올랐던 마운드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말하면서 “아직 그 정도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 시즌 그곳에 있도록 전념할 것이다”며 포스트시즌 진출, 나이가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1부>에서 말했듯, 올 시즌 감독들과 선물 주고받기를 하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에게 받은 인삼주를 그 시점에 개봉해서 축배를 들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는 팬들에게 “올해는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고 노력해보고 여러 가지를 겪는 시즌이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원하는 만큼 경기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없었다”면서 “개인적으로 진정한 KIA 타이거즈 팬들을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타이거즈 팬들을 만나는 것이 매우 기대된다. 우리 선수들은 아직 배고프고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다. 준비를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준비돼 있을 것이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3루수였던 KIA 맷 윌리엄스(왼쪽) 감독이 김병현(가운데)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BK가 한국에 와서 축구도 잘하고 요식업도 잘하고 못하는 것이 없다"며 놀라워했다.
한편 윌리엄스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 선수 시절부터 자신이 등번호 9번을 달게 된 사연은 물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겪은 김병현과 한국에서 예능인과 사업가로 잘 나가는 BK에 대한 느낌, 과거 박찬호를 싫어했던 이유, 그 박찬호와 동명이인이 KIA 박찬호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아울러 곧 결혼을 하는 KIA 임기영과 치어리더 김맑음 커플에 대해서도 축하의 한마디를 전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이재국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 KIA 맷 윌리엄스 감독(왼쪽)이 스포츠타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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