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기자회견에 나선 정조국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패트리어트' 정조국(36)은 한국 축구 정통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주자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수련생 신분으로 A대표팀의 모든 일정을 함께 지켜봤다.

그만큼 정조국은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이동국으로 이어지는 공격수 계보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였다.

2003년 안양LG(현 FC서울)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정조국은 12골을 넣으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혜성처럼 등장해 확실한 인상을 남기며 성장을 할 것 같았지만, 유독 대표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도 월드컵까지 뛰었던 아시아의 사자왕 이동국(41)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행보였기에 안타까움은 두 배가 됐다. 올해까지 K리그에서만 17시즌을 뛰며 392경기에 나서 121골 29도움을 기록했지만, A대표팀으로는 13경기 4도움에 그쳤다.

2006 독일월드컵을 앞뒀던 그해 3월 앙골라와 평가전 출전 기회가 있었지만, 본선 출전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도 마찬가지, 2009년 시리아, 바레인과 친선경기 기회가 있었지만, 역시 월드컵 본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그랬다. 정조국은 2003년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6년 광주FC에서 20골을 넣으며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손에 넣었다. 세 부문을 모두 수상한 경우는 신태용, 이동국에 이어 정조국이 세 번째로 상당한 가치를 지녔다.

그는 ""K리그는 해볼 것 다 해보고 상도 많이 받아봤다. 다만, 아쉬운 것은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는데 싶더라. 많이 놓친 기회도 있었다. 그런 기회 하나하나가 생각이 난다. 어쨌든 숫자, 기록으로 남는다. 그래서 아쉽지만, 그것 또한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매 순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고 본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담담하게 마음을 전했다.

▲ 정조국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래서 A대표팀과 엇갈림이 아쉽다. 2002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는 일본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할 당시 결승골을 터뜨렸다. A대표팀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더 그랬다.

정조국도 "선수로서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A대표팀에만 가면 부상 당하고, 리그에서 괜찮은 것 같아서 (스태프가) 경기를 보러오면 망치고 제 스스로도 자만했다.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던 것도 감내해야 할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그래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지도자 자격증 B라이선스까지 잡은 정조국은 내년 A라이선스에 도전한다. 그는 "선수로서 나가지 못했던 (월드컵을) 지도자로 나가고 싶은 소망이 있다. 많이 겪어왔던 착오와 잘못된 것들을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하겠다"라며 월드컵 출전 열망을 불태웠다.

지도자상은 아직 그려보지 않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감독을 만났다. 내, 외국인 감독 모두 그렇다. 어떤 감독이 되겠다는 생각은 어느 정도는 갖고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감독님마다 장, 단점은 뚜렷하다. 그래서 장점들을 메모도 많이 했다"라며 최대한 좋은 점만 이식해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첫 번째는 선수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마음을 살 자격이 되나, 인정받을 수 있나를 알아야 한다. 옛날과 다르게 선수가 지도자를 평가하는 시대다. 정보도 많고 선수가 인정하는 감독, 지도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배움과 경험이 필요하다. 급하게 마음먹으려고 하지 않겠다. 조언도 구해야 할 것 같다. 자신에게 더 많은 채찍질을 해야 한다"라며 치열하게 자신과 다시 싸워 완성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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