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에 오른 울산 현대 선수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다시 결승에 오르는데 8년이 걸렸다.

울산은 13일(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 알 자누브 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빗셀 고베를 2-1로 이겼다. 2012년 우승 이후 8년 만에 대회 결승진출이다.

경기 전만 해도 울산의 압도적인 승리가 점쳐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섰고 체력적인 우위도 있었다. 울산은 4강까지 오는데 8경기에서 7승 1무로 무패를 달렸다. 4강전을 치르는데 별다른 전력 누수도 없었다.

반면 고베는 지난 4강전에서 수원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을 치렀다. 팀 에이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치열했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울산이 볼 점유율(6-4)에 앞서며 공격 주도권을 잡았다. 

득점 기회도 있었다. 전반 7분 이청용이 만들어준 완벽한 찬스에 김인성이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뒤이어 정동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낮고 빠르게 올린 크로스는 골문을 살짝 빗겨갔다.

반대로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전반 13분 불투이스가 수비진에서 실수하며 고베의 더글라스에게 공을 뺏겼다. 더글라스는 강한 슛을 때렸지만 빠르게 수비 커버를 들어온 윤빛가람에게 막혔다.

전반 28분 울산이 절호의 골 기회를 잡았다. 김기희가 빈 공간을 향해 날카로운 롱패스를 건넸다. 김인성은 빠르게 돌파하며 패스를 받았다.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김인성은 어이없는 곳에 슛을 날렸다. 김인성은 두 팔로 머리를 감쌌다.

울산은 숱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전엔 집중력도 떨어지며 선제골을 내줬다.

▲ 결승골을 넣은 주니오(가운데). ⓒ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울산 수비수들은 뒤쪽에서 쇄도해 오던 야마구치 호타루를 완전히 놓쳤다. 코너킥 패스를 받은 야마구치는 아무런 견제 없이 편하게 슛했다. 낮고 빠르게 깔린 야마구치의 슛은 골키퍼 조수혁을 비껴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교체카드를 공격적으로 썼다. 이근호, 비욘 존슨, 홍철를 투입했고 라인을 올리며 동점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그리고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득점이 나왔다.

후반 39분 김인성의 패스를 받고 때린 윤빛가람의 슈팅이 절묘하게 존슨의 발을 맞고 골이 됐다. 급격히 방향이 바뀐 탓에 고베 골키퍼가 막기 힘들었다.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연장 후반 11분 울산의 결승골이 나왔다. 주니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고베 골키퍼는 무리하게 주니오의 공을 뺏으려다 페널티닉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주니오는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했다. 울산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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