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현중 ⓒ 데이비슨 대학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송경택 영상기자] "붙은 상대가 강팀이 아니잖아요.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는 마음이었어요."

3점슛 4개 포함 18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야투성공률 70%. 지난 12일(이하 한국 시간) 있었던 데이비슨 대학과 조지아 서던 대학의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디비전1 경기에서 이현중(20, 202cm)이 남긴 성적표다.

흠잡을 데 없는 활약이었다. 팀의 주전 슈터로서 필요할 때마다 3점슛을 터트렸다.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비어 있는 동료에게 패스했고 컷인 플레이로 손쉽게 득점하는 장면도 나왔다. 수비에서도 약점 없이 매치업 선수를 막았다. 데이비슨 대학은 77-45로 크게 이겼다.

이현중은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국내에 첫 생중계된 자신의 경기가 무사히 끝나 다행이라는 소감과 함께 곧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현중은 15일 스포티비뉴스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내 경기가 한국에서 생중계된다는 건 큰 영광이다. 부담이 됐는데 잘 치러서 다행이다. 경기 끝나고 가족들이 제일 먼저 연락했다. TV로 내가 미국에서 뛰는 모습을 생중계로 보는 건 다들 처음이라 기뻐했다. 친구나 팬들에게 힘내라는 문자를 받았다"라며 "상대가 약팀이었다. 이제 시작이다. 갈 길은 멀다.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학교 기말고사를 마친 이현중은 최근 방학을 맞았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하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 다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워낙 빠르게 퍼지는 탓에 바깥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이현중은 "코로나19로 수업도 온라인으로 들었다. 대부분의 생활을 방에서 보낸다. 요즘은 밖에 나가도 할 수 있는 게 제한되어있지 않나. 농구연습장, 웨이트트레이닝장, 내 방을 제외하면 안 돌아다닌다. 지금은 학기가 끝나 방학이라 잠 많이 자고 농구훈련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쉬는 시간엔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보내고 있다"고 자신의 하루일과를 설명했다.

최근엔 한창 진행 중인 NBA(미국프로농구) 프리시즌 경기도 챙겨본다. 이현중에게 다가올 새 시즌 NBA 우승 팀을 예상해달라고 묻자 "LA 레이커스가 한 번 더할 것 같다. 지난 시즌엔 벤치 선수들이 약간 떨어졌는데 이번 비시즌 그 점을 확실히 보강했다. 몬트리즐 해럴, 마크 가솔 등을 영입하며 약점을 찾기 힘든 팀이 됐다"라고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를 꼽았다.

▲ 이번 시즌 이현중은 팀의 주전 슈터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 데이비슨 대학 홈페이지
국내에서 뛰던 삼일상고 시절 이현중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유명했다. 2m가 넘는 큰 키에 빠른 스피드, 잘 다져진 기본기, 외곽슛 능력을 갖춰 팀 공격의 선봉장 임무를 맡았다.

미국진출 후엔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지금은 캐치 앤 슈터에 가깝다. 슈팅가드와 스몰포워드를 넘나들며 슛과 수비에 힘을 주는 3&D 유형으로 탈바꿈했다. 미국무대에 살아남기 위한 이현중만의 생존전략이었다.

"내가 아무리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미친 듯이 노력하고 성장하더라도 르브론 제임스같은 선수는 될 수는 없다. 현실을 생각하면 내 강점을 더 살려야 한다고 봤다. 높은 꿈을 꾸려면 캐치 앤 슛, 3&D 유형의 선수로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아버지께서 내가 유학 가기 전부터 슈팅 연습에 집중하라고 했다. 외국에 가면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못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3&D로 가는 게 농구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거란 뜻이었다. 아버지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연습을 많이 했다."

이번 시즌 이현중은 5경기 출전해 평균 17득점 4.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평균 8.4득점 3.1리바운드 0.8어시스트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특히 고감도 슛 성공률을 자랑한다. 자유투 100%, 3점슛 50%, 야투 59.2%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어시스트도 4개 가까이 늘었다. 포인트가드들을 제치고 팀 내 어시스트 1위다.

이현중은 "지난 시즌엔 멘탈적으로 많이 약했다. 경기 전 '못하면 어쩌지'란 걱정에 패스를 자신 있게 못 뿌렸다. 슛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다르다. 비시즌부터 준비한 게 있어서 자신감이 넘친다. 2학년이 되니 확실히 경기가 잘 보인다"고 1학년 때와 달리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조지아 서던 대학과 경기서 맹활약한 이현중이 붙을 다음 상대는 샬럿 대학이다. 지난번 상대한 조지아 서던 대학보다 전력이 강한 팀이다. 지난 시즌 맞대결에선 13점 차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이현중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우리가 준비한대로만 잘하면 전력상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본다. 그래도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고 샬럿 대학과 경기를 전망했다.

지금까지 한국 남자 농구선수 중 NCAA 디비전1 무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움한 건 이현중이 유일하다. 가까운 미래 NBA 진출을 꿈꾸고 있는 이현중의 이번 시즌 목표는 데이비슨 대학이 속해 있는 콘퍼런스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다.

이현중은 "가장 우선인 목표는 다치지 않고 모든 경기를 건강하게 치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평균 15득점 이상 기록하고 싶다. 또 욕심이긴 한데, 올해의 콘퍼런스 베스트 5에 뽑혔으면 좋겠다"고 이번 시즌 이루고 싶은 점들을 나열했다.

한편 이현중이 출전하는 데이비슨 대학과 샬럿 대학의 NCAA 경기는 16일 아침 9시 스포티비 온(SPOTV ON),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독점 생중계된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송경택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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