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중 ⓒ 데이비슨대 SNS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NCAA 2년 차를 맞은 이현중(20, 202cm)이 순항하고 있다.

시즌 6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 16.8득점 4.8리바운드 3.3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47.5%로 활약하고 있다. 풀타임 주전 슈터로 뛰는 첫 시즌임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성적이다.

한국 컴백이 아닌 NBA 진출을 우선순위로 삼은 이현중이다.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이현중이 직접 얘기한 대로 아직 갈 길이 멀다.

NCAA 디비전1에는 약 350개의 팀들이 있다. 이현중이 있는 데이비슨 대학은 스테픈 커리의 모교로 유명하지만, NCAA 디비전1 전체로 보면 상위권 팀은 아니다. 분명 이현중의 경기력은 고무적이지만, 괴물들이 득실대는 미국무대에서 NBA 스카우터들의 눈에 들어오려면 증명해야 될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런 이현중에게 던컨 로빈슨(26, 201cm)은 좋은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 디테일한 플레이 스타일에선 차이가 있지만, 두 선수 모두 정확한 3점슛을 큰 무기로 삼는다는 것은 똑같다. 키와 신체능력 역시 비슷하다.

로빈슨은 지난 시즌 활약으로 국내 NBA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지난 시즌 준우승 팀인 마이애미 히트의 핵심 멤버지만 NBA 데뷔 당시 지금의 로빈슨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일단 NBA 데뷔 과정부터가 쉽지 않았다.

▲ NBA에서 손꼽히는 슈터로 자리 잡은 던컨 로빈슨.
고교시절 로빈슨은 눈에 띄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더 거버너스 아카데미에서 기록은 좋았지만 농구로는 워낙 무명학교에서 뛴 탓에 대학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결국 NCAA 디비전3에 속해 있는 윌리엄스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1학년부터 로빈슨은 팀의 에이스였다. 고교 때부터 정확했던 외곽슛 능력을 앞세워 팀을 NCAA 디비전3 토너먼트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한 로빈슨은 농구명문 미시건 대학으로 편입하며 2학년부터 NCAA 디비전1 무대를 밟게 된다.

미시건 대학에서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다. 하지만 핵심 식스맨으로 뛰며 4학년 때는 NCAA 토너먼트 결승까지 진출한다(빌라노바 대학에 패하며 준우승).

로빈슨은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다. 먼저 외곽슛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큰 키에서 던지는 3점슛은 상대 수비가 알고도 막기 힘들다. 돌파는 약하지만 빅맨과의 투맨 게임, 간간이 찔러주는 어시스트 등 슛 이외에 공격력도 나쁘지 않다. 다만 수비에서 큰 약점을 보였다. 공격 옵션도 슛 이외엔 제한적이었다.

대학 졸업 후 NBA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로빈슨을 지명한 팀은 없었다. 로빈슨은 포기하지 않고 서머리그를 통해 기회를 엿본다. 마이애미와 서머리그 계약을 맺은 후 금세 실력을 인정받아 투 웨이 계약까지 따냈다. 2018-19시즌엔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NBA에 데뷔한다. NCAA 디비전3 출신으로 NBA에 데뷔한 역대 2번째 선수였다.

이후 줄곧 NBA 하부리그인 G리그에서 뛰었다. 로빈슨은 평균 21.4득점 3점슛 성공률 48.3%로 G리그를 맹폭했다.

마이애미는 이런 로빈슨을 지난 시즌부터 주요 로테이션 멤버에 포함시켰다. 로빈슨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73경기에 나서 평균 13.5득점 3.2리바운드 1.4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44.6%를 기록했다. 마이애미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파이널 준우승까지 간 데는 로빈슨의 몫이 크게 작용했다.

이현중도 NBA 진출을 위해선 로빈슨처럼 슛에 특화된 능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뚜렷한 장점은 없지만 고르게 잘하는 것보다, 약점이 있더라도 어느 것 하나만큼은 최고라 불릴 수 있는 강점을 지닌 게 NBA 진출에 더 유리하다.

2m 넘는 장신 슈터는 NBA에서도 희소한 자원이다. 특히 '3점의 시대'가 된 요즘 NBA에서 슈터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이현중은 로빈슨과 달리 수비가 약점이 아니라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지금처럼 이현중이 꾸준한 성장을 보인다면 국내 팬들은 하승진 이후 오래간만에 NBA에서 뛰는 한국선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던컨 로빈슨과 달리 이현중(가운데)은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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