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WBA(세계복싱협회) 여자 슈퍼페더급 세계 챔피언 최현미(30)가 미국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할리우드 세미놀하드록호텔앤드카지노(Seminole Hard Rock Hotel and Casino)에서 도전자 칼리스타 실가도(32, 콜롬비아)를 10라운드 종료 3-0 판정으로 이기고 타이틀 8차 방어에 성공했다.

키 172cm로 체급에서 좋은 신장을 갖고 있는 최현미는 키 165cm의 실가도를 원거리에서 두들겼다. 왼손 잽과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기선을 제압했다. 2라운드 오른손 보디블로로 실가도를 뒷걸음치게 했다.

실가도는 19승(3무 11패) 중 14(T)KO승을 기록하고 있는 강타자. 근거리 훅과 어퍼컷이 매서웠다. 6라운드엔 밀리고 있는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 궤적이 큰 펀치를 휘두르면서 들어왔다.

그러나 최현미는 실가도의 거친 싸움에 말려들지 않았다. 구석으로 몰릴 땐 클린치를 적극 활용했다. 거리가 생기면 다시 잽을 앞세웠고 오른손으로 과감하게 몸통을 노렸다.

최현미는 1990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났다. 2004년 탈북 후 한국으로 들어왔고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거쳐 2008년 프로로 전향했다.

데뷔전에서 WBA 여자 페더급 세계 챔피언에 올라 7차 방어까지 성공한 뒤, 체급을 올려 WBA 여자 슈퍼페더급 정상에 섰다. 이번 승리로 전적은 19전 18승 1무가 됐다.

프로 데뷔 후 한국에서 쭉 활동해 온 최현미는 올해 미국 진출을 결정했다. 지난 11월 '매치룸(Matchroom)'과 계약했다. 매치룸은 앤서니 조슈아, 게나디 골로프킨 등 월드클래스 복서들이 소속된 프로모션이다.

지난 10월부터 미국에서 훈련을 시작한 최현미의 목표는 WBA뿐 아니라 WBC·IBF 등 주요 단체 타이틀을 통합하는 것이다. 매치룸의 프로모터 에디 헌은 "최현미는 내년부터 메이저 타이틀 통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현미와 실가도의 경기에서 어처구니없는 '타임키퍼'의 실수가 나왔다.

여자 경기는 한 라운드 2분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타임키퍼가 시간을 잘못 재는 바람에 2라운드가 시작된 지 1분 만에 라운드 종료 공을 쳤다.

최현미는 보디블로로 실가도의 움츠러들게 했지만, 공이 1분이나 빨리 울려 몰아치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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