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숙이 '2020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KBS 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코미디언 김숙이 친정 KBS에서 데뷔 25년 만에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4일 '2020 KBS 연예대상'에서는 김숙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옥탑방의 문제아들'로 대상을 수상했다.

김숙은 쟁쟁한 대상 후보 이경규, 전현무, 김종민, 샘 해밍턴을 제치고 올 한해 KBS에서 가장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 예능인으로 꼽혔다. 대상 시상 전 미리 들어보는 수상 소감에서 "송은이 씨가 대상 받으면 안마의자 사달라고 했다. 송은이 씨, 이영자 씨 감사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던 김숙은 진짜 대상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계속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김숙은 "앞서 수상소감 이야기하라고 했을 때, 장난처럼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편하게 이야기했었는데, 큰 상을 주셔서 KBS에 감사드린다"고 감격했다.

이어 "여기가 사실 25년 전에 공채로 들어올 때 처음 상을 받았던 곳이다. 25년 만에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대상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대상 받았을 때 KBS가 기회를 많이 줘서 대상보다 값지다고 생각했었다. 대상후보들이 축하해주는 자리에서 대상을 받게 돼서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다"고 연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유독 상복이 없는 연예인으로 통했던 김숙은 "상복이 없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으려고 그랬나 보다. 또 빈손으로 돌아갈까 봐 가족들에게도 말 안 했다"고 고백했다.

또 대상의 공을 제작진과 자신의 회사 스태프들, 동료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많이 맡겨주셔서 제작진과 작가들, 함께 촬영해주시는 분들과 이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는 김숙은 스태프들과 제작진 이름을 한 명 한 명 나열하고는 "큰 상을 처음 받아서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은데, 한 분 한 분 찾아서 인사를 드리겠다. 아무 생각이 안 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숙은 "코로나19로 힘쓰고 있는 의료진, 자영업자들, 또 힘겹게 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예능 방송 만들겠다. 여러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 '2020 KBS 연예대상'에서 '사장님 귀 당나귀 귀' 멤버들과 축하 무대를 선보인 김숙. KBS 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처

1995년 KBS 공채 12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숙은 데뷔 초반 '금촌댁네 사람들', '코미디 세상만사' 등에 출연했지만 큰 반응이 없어, 무려 7년간 무명 코미디언으로 지냈다.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2년 '개그콘서트-봉숭아학당'에서 따귀소녀로 활약하면서부터다. 이후 '난다김' 캐릭터로 '사천만 땡겨주세요' 등 유행어를 남겨, 트로트 음반까지 발매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2010년대부터는 MC로 매끄러운 진행력과 남다른 예능감을 증명했다. 특히 당시 남성 예능인이 주름잡던 환경에서 김숙은 여성 예능인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순종적인 여성 이미지와 정반대인 능동적 여성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한 김숙은 동료 여성 예능인들과 힘을 합친 프로그램에서 역량을 더 발휘해 냈다. '무한걸스', '여상판 인간의 조건', '언니들의 슬램덩크', '밥블레스유', '언니네 라디오' 등에서 김숙의 활약상이 빛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수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기를 견인했지만 유독 상복이 없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016년부터는 그의 진가가 인정받기 시작, 차근차근 수상 경력을 늘려갔다. 2016년 백상예술대상 TV 여자 예능상, 2017년 KBS 연예대상 토크쇼 여자 최우수상, 2017년 SBS연예대상 라디오DJ상, 2018년 KBS 연예대상 토크쇼 최우수상, SBS 연예대상 베스트 MC상, 2019년 MBC 연예대상 뮤직토크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2020년 마침내 대상 트로피를 안게 됐다.

▲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김숙. ⓒ곽혜미 기자

김숙은 올해 KBS에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옥탑방의 문제아들' MC로, 누구보다 바쁘게 KBS 예능국을 휘젓고 다녔다. 두 프로그램 모두 장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김숙이 프로그램 중심으로 활약한 것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최근 5주 연속 시청률 10% 돌파, 꾸준한 화제성과 인기를 자랑했다. 이 중심에는 김숙이 있었고, KBS 역시 이러한 김숙의 노고를 인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그가 데뷔한 무대에서 25년 만에 대상을 받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계단식 성장으로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는 목소리도 크다. 완벽한 서사를 자랑하며 올해 KBS '연예대상' 주인공이 된 김숙에게 축하의 메시지가 넘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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