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강. 제공ㅣ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배우 송강에 대한 평가는 '스위트홈' 이전과 이후로 나뉠 듯하다. 이전까지 송강은 젊은 세대에게 '핫'한 라이징 스타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최고 '대세'들만 할 수 있다는 음악방송 MC, 하이틴 로맨스물 남주 등 트렌디 스타 행보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위트홈'은 송강의 재발견이었다. 예쁘장한 외모로 라이징스타 중 한 명이겠거니 했지만, 다크한 분위기를 내며 섬세한 감정 연기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스위트홈' 공개 이후, 그간 '만찢남', '미소년'으로 통했던 송강에게 '퇴폐미', '은둔형 외톨이'라는 수식어도 붙은 것이다.

'스위트홈'은 인간의 욕망으로 탄생한 괴물들과 사투를 그리는 크리처물이다. 송강은 극 중에서 은둔형 외톨이지만 아파트 그린홈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다시 나오는 주인공 차현수 역을 맡았다. 송강은 원작인 웹툰도 즐겨봤다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스위트홈'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물론, 300억 원 거액이 투입된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부담도 됐단다.

"원래 즐겨보던 웹툰이 '스위트홈'이었다. 현수가 괴물과 맞닥뜨렸을 때, 공포감과 이겨내는 과정들을 재밌게 봤다. 그래서 꼭 출연하고 싶었다. 오디션에서는 현수가 장례식에서 가족들에게 분노하는 신을 연기했다. 있는 송강 그대로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 운이 좋게도 감독님이 잘 봐주셔서 작품을 하게 됐다. 그러나 캐스팅이 결정 났을 때는 300억에 대한 이야기는 못 들었었다. 나중에 그 소식을 듣고 부담감이 더 심해졌다. 어떻게 현수를 이끌어갈지 많이 생각했다. 제 안에 있는 가장 내성적인 모습과 사악한 감정들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송강은 현수를 연기하기 위해 내성적인 모습을 최대한 강조하려고 했단다. 현수처럼 왜소해 보이려고도 노력했다면서도, 드라마만의 매력을 위해서 원작과 다르게 표현한 점도 있다고. 특히 이응복 감독이 자신을 믿어줘서 현수로 변신이 가능했다고 짚었다. 또 CG 촬영이 처음이라 재밌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원작 속 현수는 왜소해야 해서, 목도 엄청 빼고 어깨를 움츠리고 연기했다. 최대한 내성적인 모습을 끌어올리려 했는데, 지금와서 보니 조금 더 내성적으로 했으면 어땠느냐는 생각이 들더라. 드라마로 각색한 부분은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수의 가장 큰 부분은 따돌림당하던 학생에서 주민들을 지키는 정의로운 캐릭터라, 주민들의 심부름을 하는 설정 등을 각색했다. 이응복 감독이 '나도 너를 믿을 테니, 너도 나를 믿고 해봐라' 하셨다. 저한테 많이 맡겨 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크로마키 연기를 직 접하는 것도 재밌었다. 크로마키 촬영 일주일 전부터 현수와 환영 현수의 호흡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엄청 많이 했다. 괴물화 이후 동공이 변하는 것도 CG였다. 저는 최대한 입꼬리를 찢어, 사악하게 보이려 노력했다."

▲ 송강. 제공ㅣ넷플릭스

8개월 넘게 촬영한 만큼, '스위트홈'에 애착도 크다는 그는 액션 신이 많아 힘들었다면서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송강이 '스위트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과 대사는 무엇일까. 송강은 정재헌(김남희)이 죽는 장면과 '사람을 헤치지 않는 괴물도 있다'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액션 신이 많아 힘들었다. 와이어 액션을 많이 했는데, 저는 처음이다 보니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서 기진맥진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저한테는 '스위트홈' 존재가 좋은 경험들을 많이 한 것 같아서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재헌이가 죽는 신이다. 다른 날 저 혼자 찍었는데, 모니터로 해당 장면을 보고 연기를 했다. 모니터 영상만 봐도 너무 슬프더라. 그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또 '사람을 헤치지 않는 괴물도 있어요'라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에서 현수가 그린홈 주민들과 동화되고 싶었던 것이 느껴져, 현수가 안타깝다고 느껴지더라."

송강은 완성된 '스위트홈'을 보며 또 연구한단다.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발성으로 대사를 했는지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끝에 송강은 하이틴물 뿐만 아니라, 장르물도 잘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알람'으로 설렘을 전한 고등학생 역할에 이어, 장르물 '스위트홈'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송강, 그는 이미지 변신에 대한 만족도는 75점이란다. 높은 점수도, 낮은 점수도 아닌 애매한 점수라 궁금증이 모였다. 그가 자신에게 75점을 매긴 이유는 이러했다.

"'스위트홈'을 보면서 '내가 저렇게 연기했었구나, 저 신에서는 저런 표정을 했었구나' 등 생각했다. 장르물이 힘들었기보다는 어떻게 개척해 나갈까라는 생각이 많았다. '이렇게 하니까, 이렇게 표현이 되네. 되게 신선하게 재밌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이틴 로맨스물보다는 장르물이 더 잘맞았던 것 같다. 어두운 면모가 잘 와닿았다. 그런 점에서, 현수로 이미지 변신한 것에 75점 주겠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도와주신 것도 있고, 그런 것들이 복잡하게 섞여 75점이다.

특히 가족들에게 차 안에서 원망하는 신이 있는데, 그 부분을 보면서 조금 더 상처받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 때문에 그 장면을 계속 봤던 것 같다.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까, 어떤 감정을 표현해야 했나, 대사의 톤은 어떻게 하면 좋았을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다. 어제는 일기장에 적었다. '톤을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런 감정으로 깊게 들어가면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일기에 썼다."

▲ 송강. 제공ㅣ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연이은 성공으로 '넷플릭스 아들'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까지 생긴 송강은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며,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매력이라 짚었다. 이어 현재도 계속 찾고 있는 과정이라며 감정을 더 깊이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그래서 그날그날 감정에 대한 일기도 매일 쓴다고. 성숙한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는 송강은 당찬 각오를 밝혔다.

"'넷플릭스 아들' 감사하다. 앞으로도 그 수식어를 위해 많이 노력해야겠다. 배우에게 가장 좋요한 것은 매력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계속 찾는 과정이다. 답을 못 내렸지만, 그냥 제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된다. 올해는 감정에 대한 것들을 많이 느꼈다. 특히 이번 작품으로 감정의 폭이 되게 넓어진 것 같다. 내년에는 그런 감정을 더 깊게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그날의 감정에 따라 일기를 쓴다. 연기에 대한 생각이 들면, 연기에 대한 생각을 쓰고, 기분이 너무 좋으면 기분에 대해서 쓴다. 한해가 지나갈 때마다 저한테 편지를 쓰기도 한다. 그간 소년 같은 이미지를 많이 보여드렸는데, 내년에는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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