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는 아시아 출신 최고 중앙 내야수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었으나 불미스러운 사고로 경력이 내리막을 걸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1일(한국시간) 내야수 김하성(26)과 4+1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4년 보장 연봉은 2800만 달러로, 연 평균 700만 달러 수준이다.

5년차 상호옵션(700만 달러)에 매년 걸리는 인센티브까지 다 따내면 총액은 5년 3900만 달러까지 치솟는다. 여기에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원 소속구단인 키움에 포스팅 금액 약 552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5년 총액 약 445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이다. 가장 잘 풀렸을 때를 기준으로, 김하성의 가치는 약 890만 달러가 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MLB)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은 성공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간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서다. KBO리그보다 수준이 조금 더 높은 일본프로야구의 대표 내야수들은 미국에서 거의 대부분 실패했다. 롱런한 선수가 별로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김하성은 후한 대접을 받았다고도 볼 수 있다. 만 26세의 창창한 나이, MLB에서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운동 능력,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두루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정말 연간 1000만 달러를 노려볼 수도 있었다.

그래서 더 아쉬운 이름이 강정호다. 강정호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와 4년 1100만 달러(포스팅 금액 포함 4년 1600만 달러, 5년차 옵션 5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미국 언론에서도 ‘도박’이라고 했지만, 첫 2년은 대성공했다. 강정호의 2015년 조정 OPS(출루율+장타율)는 123이었다. 리그 평균보다 23% 높았다는 의미다. 2015년 말 불운의 부상을 당했으나 2016년은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강정호의 2016년 OPS+는 129였다.

부상 이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3루수로 뛰었으나 이를 생각해도 공격 생산력은 충분했다. 그러나 음주운전사고 여파로 경력이 내리막을 걸었다. 2018년 복귀했으나 예전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지막 도전이었던 2019년은 65경기에서 타율 0.169의 성적으로 끝났다. OPS+는 58에 불과했다.

강정호는 나이상으로나 MLB 경력상으로나 2017년부터 전성기가 기대됐다. 기량이 절정이었고, 적응도 할 만큼 했기 때문이다. 2019년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 ‘역대급 광풍 FA 시장’ 중 하나였던 2019-2020 FA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 유력하다. 나이상 장기 계약까지는 어려워도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대우가 유력했다. 이는 김하성의 올해 연 평균 금액에서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지른 커다란 잘못으로 이 꿈은 물거품이 됐다. 개인적으로도, 리그 전체로도 큰 손해였다. 한편으로는 김하성이 강정호만큼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두 선수는 진출 당시 시점으로 각기 장점이 있다. 강정호의 장점은 역시 힘이었고, 더 어린 나이에 MLB에 간 김하성은 스피드를 포함한 운동 능력에서 우위라는 평가가 많다. 강정호의 아쉬움을 여러 측면에서 후임자라 할 수 있는 김하성이 지울지도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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