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수(왼쪽)와 윤희상의 은퇴로 2012년 SK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투수는 모두 팀을 떠났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세우며 ‘왕조’ 공인 마크를 받았다. 세 차례(2007·2008·2010) 우승의 훈장도 붙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2012년은 한 시대의 마지막이라고 할 만 했다.

2012년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보면 조웅천 정대현 이승호 전병두 등 앞선 시기에 팀 마운드를 이끌었던 몇몇 선수들은 팀을 떠난 상태였다. 다만 김광현 채병용 정우람 송은범이 건재했고, 윤희상 박희수 박정배 이재영 등 새로운 얼굴이 가세해 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추억의 이름이 됐다. 2012년 SK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밟았던 12명의 선수 모두 SK를 떠나거나, 그라운드를 떠났다.

두 외국인 선수(마리오·부시)를 비롯, 채병용 박정배 엄정욱 이재영 최영필은 이미 은퇴했다. 정우람(한화)과 송은범(LG)은 현재 다른 팀에서 뛰고 있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국내 복귀시 SK로 돌아와야 하지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지난해까지 남았던 2명의 선수 역시 2020년 시즌을 끝으로 작별을 고했다. 윤희상과 박희수다.

윤희상은 2012년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이었다. 당시 윤성환과 선발 맞대결을 벌여 8이닝 3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패전을 안았다. 5차전에서도 다시 윤성환과 맞붙었지만, 7이닝 2실점(1자책점) 역투를 펼치고도 또 타선 지원을 못 받아 당시 시리즈에서 2패만을 기록했다. 윤희상으로서는 지독하게도 승운이 없었던 2012년 한국시리즈로 기억된다.

2012년 34홀드를 거두며 리그 최고의 중간계투로 우뚝 선 박희수도 포스트시즌에서 분전했으나 팀의 아쉬운 마지막을 막지 못했다. 박희수는 2012년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는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철벽을 과시했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팀 우승에 갈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2012년은, 두 선수가 합심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젊은 축에 속했던 두 선수는 세월이 지나 이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두 번째 어깨 수술이라는 마지막 승부를 걸었던 윤희상은 시즌 막판 4경기에 나가 3이닝을 던졌다. 지난해 10월 30일 인천 LG전에서는 선발로 나가 은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팀 내 입지가 점점 좁아졌던 박희수도 2020년 시즌을 끝으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 현역 연장을 노렸으나 국군체육부대(상무)의 투수코치로 변신한다.

윤희상은 은퇴경기를 했다. SK 내부 규정에 따르면 박희수도 은퇴식 대상 선수다. SK는 역시 왕조 멤버이자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한 박정권 채병용의 은퇴식도 준비하고 있다. 원래 지난해 했어야 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미뤘다. 아무래도 팬들이 모인 자리에서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있었다. 관중 입장이 허용되는 시기를 보고, 세 선수 모두 각자 다른 날에 은퇴식 행사를 추진할 전망이다.

한편 2012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있었던 멤버들은 9년이 지난 지금 거의 다 팀을 떠나거나 코치로 재직하고 있다. 투수는 하나도 없고, 야수 중에서는 이재원 김성현 최정 김강민까지 4명이 남아있다. 코치진도 두산과 롯데를 거쳐 올해 다시 돌아온 조웅천 코치 홀로 현재 팀과 인연이 닿아있다. 2010년 엔트리로 따지면 선수 중 최정 김강민 2명만 현재 팀 소속이다. 10년의 세월은 역시 많은 것을 바꿔놨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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