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맷 윌리엄스 KIA 감독(왼쪽)-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곽혜미 기자,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BO리그는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이 동시에 2명이나 지휘봉을 잡는다.

2008년~2010년 롯데 자이언츠를 맡았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2017~2018년 SK 와이번스를 이끈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은 재임 당시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KIA 타이거즈가 맷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한 데 이어 올해 한화 이글스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면서 올해는 외국인 감독 매치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됐다.

두 사령탑의 맞대결도 흥미롭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두 감독이 팀을 어떻게 이끄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KIA는 지난해, 한화는 올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며 선수단 쇄신과 선진 야구 도입을 목표로 했다. 윌리엄스 감독과 수베로 감독 모두 구단을 싹 바꿔주리라는 기대 속에 부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해가 'KBO리그 적응기'였다면 남은 2년은 본격적인 성적 시험대에 오른다. KIA는 지난해 6위에 머무르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몇 차례 전력보강을 위한 트레이드를 했으나 결과가 신통치 않았고 경험 적은 선수들은 좋은 활약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처음 보는 리그에서 처음 보는 팀을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올해 KIA는 애런 브룩스와 120만 달러에 재계약하고 다니엘 멩덴을 100만 달러에 데려오며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지난해 리그 타격왕 최형우와도 3년 총액 47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내년 성적에 대한 팀의 기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 반대로 지난 겨울 퓨처스 감독직을 없애고 윌리엄스 감독에게 퓨처스 운영 권한까지 안기면서 리빌딩 과제도 내줬다. 이범호 퓨처스 총괄코치가 있긴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1군 성적뿐 아니라 2군 성장을 책임져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윌리엄스 감독의 무거운 어깨에 비하면 수베로 감독의 임무는 간단하다. 한화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구단의 웬만한 베테랑 선수는 다 과감하게 정리했다. 김태균이 은퇴한 뒤 지난해 유일한 규정타석 선수 이용규와도 FA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고 윤규진, 안영명, 송광민, 김회성 등이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외국인 투수 2명에 투자한 금액은 240만 달러에서 105만 달러로 줄었다. 그리고 올해 1군 주요 코칭스태프를 모두 외국인들로 싹 바꿨다.

한화가 수베로 감독에게 원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혁신이다. 당장 지금 성적이 아니라 한화가 차츰 꾸준한 강팀이 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달라는 것. 수베로 감독에게 조금의 성적이라도 원했다면 모든 베테랑들을 한꺼번에 내보낼 필요까진 없었다. 영상을 통해 젊은 선수단의 면면을 본 수베로 감독은 최근 "한화는 리빌딩 단계에 돌입했고 젊은 선수들이 핵심이다. 그들에겐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단이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것은 주로 팀의 드라마틱한 변화와 성장을 원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팀의 특성과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치를 모르는 외부인이 감독을 하게 되면 선수단 파악에만 1년이 걸린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말. 이미 1년을 보낸 윌리엄스 감독과 이제 처음 한국 무대를 밟는 수베로 감독의 기대치와 목표는 그래서 조금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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