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변화무쌍했던 삼성 타순은 이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 허삼영 감독이 타순 고정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사진은 구자욱-오재일-김동엽(왼쪽부터) ⓒ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2020년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라인업을 "몸부림"이라 표현했다. 2021년 몸부림은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20년 공격력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팀 타율 0.268로 리그 전체 8위를 기록했다. 팀 홈런 129개로 리그 7위, 출루율 0.339, 장타율 0.394, OPS 0.732, 득점권타율 0.272로 모두 8위를 차지했다. 정규 시즌 삼성은 64승 5무 75패 승률 0.460으로 8위를 기록했다. 공격력이 순위에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의 약한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허 감독은 "몸부림" 쳤다. 상대 투수, 상대 전적, 타자들 컨디션, 타격 스타일을 고려해 매 경기 다른 타순을 구성했다. 시즌 초 김동엽을 2번 타순에 배치하기도 했으며, 유격수 이학주가 3번 또는 5번, 김상수가 5번으로 나서는 등의 파격적인 타순을 구성했다.

외국인 선수 타일러 살라디노 부상을 비롯한 주축 선수 부진과 부상이 "몸부림" 타순의 가장 큰 이유였다. 타격 성적이 좋은 타자들이 부족해 사실상 6번부터 9번까지는 백업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경기마다 물음표들이 따라다니는 색다른 타순 구성이 꽤 있었다.

KBO 리그 감독들은 고정 타순의 중요성을 꽤 강조한다. 삼성 왕조를 이끌고 지난해까지 LG 트윈스를 지도했던 류중일 감독을 필두로 고정된 타순이 강팀의 증거라고 말하는 지도자들이 있다. 지난해까지 "몸부림"에 가까운 타순을 보여준 삼성도 올해는 조금 달라질 예정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오재일의 합류다. 삼성은 시즌 내내 1루에 약점을 보였다. 타자 친화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사용하면서도 좋은 타격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삼성은 이번 오프시즌 오재일 영입을 계획했다. 지난달 결국 오재일과 4년 총액 50억 원 FA 계약을 맺었다.

오재일 영입으로 삼성 타순 뼈대는 완성됐다. 박해민과 김상수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하고 구자욱, 오재일, 김동엽,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로 중심 타선을 만든다. 이어 베테랑 또는 수비 부담이 큰 이원석, 이학주, 강민호가 하위 타선을 책임지는 그림이 그려진다.

▲ 이원석(왼쪽)-강민호. ⓒ 곽혜미 기자
고정 타순 뼈대 완성을 허 감독도 기뻐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팀이 약하기 때문에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타순 변화를 늘 고민했던 허 감독은 "자기가 할 일을 잘할 수 있게 된다. 중심 타순 또는 상 하위 타순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정이 되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정확해지고 커진다.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선수가 준비하는 과정도 편할 것이다"고 짚었다.

허 감독은 "지난해를 돌아보면 3번 타자가 아니지만 3번 타순에 들어간 경우가 있었다. 타자 구성상 타순 연결을 많이 고려해야 했다. 올해는 그런 점 보다는 고정 라인업을 구성해 타자들이 확실하게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며 지난해와는 다른 환경에서 타자들이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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