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마지막 계약을 준비하고 있는 이대호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적 가능성은 없는데,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은 어렵다. 경쟁이 붙은 매물보다도 더 고난이도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롯데와 이대호(39)의 FA 협상 테이블이 그렇다. 결국 명분 싸움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전례를 찾기 쉽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설’ 이승엽의 사례가 소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와 이대호는 아직 FA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롯데는 이대호 FA 협상 전략에 대해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외부로 알려지면 구단의 운신폭이 좁아진다는 이유다. 경쟁이 붙어 시장 자체가 활발했던 앞선 선수들에 비해 진도가 느린 것은 맞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봐야 할 선수다. 미계약은 상상하기 어렵다. 야구계에서는 “결국 명분 싸움 아니겠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대호는 롯데의 간판이자 KBO리그 역대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 일본과 미국에서도 비교적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는 4년 총액 150억 원에 계약을 맺고 친정팀에 돌아왔다. 150억 원은 아직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기록이다. 보상 장벽의 연봉만 25억 원이다. 게다가 롯데 색이 워낙 강한 선수다. 이대호 영입에 나설 팀은 없다. 그럼에도 협상은 오히려 더 조심스럽다. 

이대호는 복귀 후 4년간 565경기에서 타율 0.308, 107홈런, 43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9를 기록했다. 150억 원의 금액과 견주면 다소 아쉬울 수 있어도 롯데에 이대호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는 것, 큰 부상 없이 성실하게 뛰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이대호도 예전만한 연봉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법하다. 

여기까지가 현실이고 인식은 비슷하다. 그러나 그 다음을 바라보는 구단과 선수의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사실상 이번이 현역의 마지막 계약이다. 계약 기간에 따라 은퇴 시점을 유추할 수 있다. 롯데는 이대호의 나이가 올해 만 39세라는 점에 주목할 것이다. 반대로 이대호는 올해도 144경기 전 경기에 뛰며 110타점을 기록했다는 자신감을 앞세울 것이다. ‘끝’을 생각하는 시점부터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자연히 총액은 차이가 생긴다.

롯데는 앞으로의 선수 가치에 조금 더 집중할 것이고, 이대호 측은 당연히 간판에 대한 자부심과 프리미엄을 더 원할 가능성이 크다. 팀 페이롤을 비워야 하는 롯데도 이대호가 원하는 금액을 마냥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반대로 이대호 측은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계약을 바랄 가능성이 있다. 서로가 가진 명분의 충돌이다.

참고할 만한 사례를 굳이 뽑자면 40세 시즌에 2년 계약을 한 이승엽, 박용택 정도가 있다. 이승엽은 2년 36억 원, 박용택은 2년 25억 원에 계약했다. 두 선수 역시 이대호와 상황이 비슷하다. 구단의 간판이고, 이 2년 계약을 끝으로 은퇴할 계획을 세웠다. 이대호 또한 비슷한 마무리를 원할 것이고, 박용택보다는 이승엽의 사례를 더 참고할 것이 분명하다. 한편으로는 올해 최형우가 3년 47억 원에 계약한 것도 변수다. 이대호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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