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올시즌 울산 현대를 지휘할 홍명보(51) 신임 감독이 15년 만에 K리그 우승을 다짐했다.

울산은 지난달 24일 홍명보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김도훈 감독이 계약 만료 뒤에 떠나고 새로운 감독으로 K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 K리그, 일본 J리그, 미국 MLS를 거치며 다양한 축구를 경험했다. 국가 대표로 136경기에 출전했고, 1990년부터 2002년까지 월드컵 4회 연속 출전으로 한국 역대 최고 중앙 수비로 평가받았다. 은퇴 뒤에 지도자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도전했고, 한국 역사상 축구 종목 첫 메달을 목에 걸며 역사를 새로 썼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지도한 뒤에 2017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직을 맡았다. 울산은 지도자부터 행정가까지 다양한 경험을 인정했고, 16년 만에 K리그 우승을 해낼 적임자로 꼽았다.

7일 울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기자회견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울산과 K리그 팬분들께 인사하는 자리다"며 말문을 열었다. 목표를 묻는 자리에서는 "반대로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목표다. 올해는 우승이다. 2005년 뒤에 15년 동안 K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제는 답을 해야한다. 물론 더 중요한 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승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 취임 일문일답이다

취임 소감
: 울산 11대 감독으로 새롭게 부임했다. 올해 처음으로 울산과 K리그 팬분들께 인사하는 자리다. 직접 뵀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인사를 드린다. 양해 부탁드린다. 오랜만에 현장에 올아와서 팬들을 직접 만난다는 것이 매우 기대된다. 시작을 K리그를 선도하는 울산에서 하게돼 기쁘다.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서 좋은 성적을 얻도록 노력하겠다.

4년 만에 지도자 복귀다. 울산의 결정적 이유는?
: 지금까지 감독과 행정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마음 한 켠에는 K리그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전무로서 행정가 일을 시작할 때, 임기 종료까지 감독직을 생각하지 않았다. 맡은 업무도 마무리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 대한축구협회도 집행부가 새롭게 시작했다. 울산에서 좋은 제안을 줬다. K리그 감독들도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멋진 경쟁을 하고 싶었다. 순수한 열정으로 마음에 끌렸다.

울산이 ACL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해야 한다. 목표와 각오는?
: 클럽월드컵은 한 시즌을 준비하는 큰 변수다. 선수단 구성이 진행 중이다. ACL 경기를 한 선수들은 자가 격리 뒤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로하다. 휴식이 필요해서 1주일 더 휴가를 줬다. 시즌 준비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로 참가하는 자리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싶다. 다녀와서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2월 말에 있을 K리그를 대비해 행정적인 보조를 받는다면 준비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K리그 감독은 처음이다. 조언을 구한 선후배가 있나?
: 조언이라기 보다 이 사실을 알기도 전에, 주위에 있는 분들이 많은 전화가 왔다. 당시에는 어떤 결정도 되지 않아서 답을 할 수 없었다. 많은 격려를 했었다. 혹시라도 K리그 감독을 한다면 꼭 성공해서 돌아오라는 격려를 했다. 협회 관계자들도 현장 복귀는 축하지만, 남아서 행정직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모든 말을 잘 새겨서 기쁨을 주도록 노력하겠다.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 'B급 선수 발언' 해명을 부탁한다
: 월드컵 감독을 사임하는 자리였다. K리그를 비하했다는 여유와 이유가 없었다. 제 발언으로 팬들이 상처를 입었다는 걸 알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K리그는 프로 인생에서 가장 오래 선수 생활을 한 곳이다. 지금까지 아시아를 선도하는 리그다. 비하를 하거나 깎아내리는 건 있을 수 없다. 축구인으로 K리그와 애정, 존경 감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자리를 통해 실망했을 K리그 팬들에게 사과를 드린다. 울산 감독으로 어떤 진심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겠다.

런던 당시에 기성용을 FC서울 선수로 만난다. 어떤가
: 같이 생활을 했던 선수와 지도자들이 K리그에 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K리그에 돌아오는 건 환영할 일이다.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기성용, 이청용 등이 한국 축구에 발전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올해 기성용이 잘 준비해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우리에게는 이청용이 있다. 울산과 서울이 상대할 때, '쌍용 더비'가 화제가 되길 바란다.

'홍명보의 아이들'을 K리그에서 만난다
: 과거의 영광은 지나간 추억이다. 그 당시 멤버들과 소중한 추억을 종종 만나서 이어가고 있다. 이제 감독으로 출발하는 입장이다. 스스로 과거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때 성공 방식은 경험의 일부다. 추억은 가슴에 뭍고 새로운 성공 방식과 앞으로 이뤄야 할 것들을 생각하겠다. 각자 자기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은 울산에 집중하겠다.

취임 뒤에 K리그에서 '못다한 숙제'였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였는가.
: 각급 대표팀과 해외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하지만 한국 지도자로서 K리그는 가장 큰 목표라고 생각한다. 함께했던 동료들도 지도자로서 감독을 하고 있다. 그들과 건강한 경쟁과 승부를 한다면 K리그에 축구 팬들이 더 많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명보표 울산 축구를 짧게 표현한다면?
: 울산에 부임을 해서 몇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화끈하고 재밌는 축구를 하고 싶다. 역동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올해에는 클럽 월드컵, K리그, ACL, 컵대회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해외 경기를 치르면 2주 격리가 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어떤 축구를 하고 싶더라도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상황이 있다. 현실을 잘 파악하고 어떤 방향으로 이끌건지 생각하겠다. 때로는 팬들에게 아이디어를 듣고 정리를 하겠다.

울산이 2년 연속 리그 준우승이었다. 밖에서 지켜본 울산은 어땠나?
: 세계 축구 흐름을 본다면, 퀄리티 있는 선수들을 강한 스쿼드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팀도 있다. 레스터 시티처럼 예상을 깨는 팀도 있다. 전체적인 추세는 더 나은 선수들을 모아서 리그를 준비하는 것이다. 울산은 2년 동안 훌륭한 스쿼드를 보유했다. 준우승을 했다고 해서 과정이 물거품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구단과 선수의 노력이 있었다. 전북은 10년 전부터 선수들을 모았다. 계속 K리그를 선도하고 있다. 중요한 고비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건, 큰 한이라고 생각한다. 승부처에서 자신감과 목표로 가야했다. 전북보다 미흡했다. 그런 부분들은 선수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위닝 멘탈리티를 심겠다. 프로 선수의 가치와 책임감을 이야기하겠다.

2021년 울산의 방향성과 철학은?
: 울산은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가 슬로건이 될 것이다. 슬로건 아래 모든 것들이 이뤄질 것이다. 개인의 헌신과 희생을 일방적으로 요구하지 않겠다. 각자의 개성은 충분히 살리고, 헌신과 희생을 하면 보상과 격려 구조가 돼야 한다. 서로가 팀으로서 배려한다면 위대한 결과를 만들 것이다. 

우승 도전의 목표와 계획은?
: 울산 감독 부임과 동시에 우승이라는 숙제를 받았다. 반대로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목표다. 올해는 우승이다. 2005년 뒤에 15년 동안 K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제는 답을 해야한다. 물론 더 중요한 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승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어린 선수들을 팀의 구심점으로 만들겠다. 울산 유소년 팀도 잘 성장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만들겠다. 올해 팀 스쿼드가 변화는 과정이다. 젊고 우승에 도전하는 선수들로 꾸려보겠다.

올시즌 가장 큰 라이벌 한 팀은?
: 많은 분이 예측했을 것이다. 울산의 라이벌은 울산을 제외한 11개 모든 팀이다. 매 경기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전북 혹은 승점 6점 경기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경기에서 승점을 얻지 못한다면 우승을 할 수 없다. 올해 모든 경기는 결승전이다.

K리그 우승을 위한 최신 흐름 파악은?
: 기존 현장 감독들과 약간의 공백은 있을 수 있다. 코칭 스태프와 전력 강화부가 도움을 주고 있다. K리그는 전통적으로 강한 압박과 타이트한 수비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만의 축구를 여기에서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 준비를 할 것이다. 전술적인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스페인 코치도 영입했다. 

울산 감독 전술적 밑그림은?
: 전술의 목표는 승리다. 승리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택할 수 있다. 클럽 팀은 대표팀과 다르게 충분히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공격적이고 화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역 시절 중앙 수비에도 빌드업이 좋았다
: 축구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부분이다. 대표팀과 프로 팀에서 경기를 하면서 찬사를 받았다. 최근에 빌드업에 많이 거론이 되고 있다. 이해도가 많이 높아지고 있다. 빌드업은 팀 전술적인 능력이 수반이 돼야 한다. 빌드업이 어려운데 추구를 하다가 역습을 당하거나, 실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단과 소통을 하면서 논의를 해야 한다. 예전에는 시범을 보이지 않았다. 동계훈련에 몸을 한 번 만들어서 시범도 보이고 싶다. 선수들과 경쟁도 해보고 싶다.

청소년 대표팀 시절, 강한 리더십을 보였다. 울산에서도?
: 원래 그렇지 않았다. 당시에 오만전이 올림픽 마지막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그때 중동 날씨가 바람도 많이 불고, 집중력이 많이 떨어질 때였다. 선수들도 긴 시즌을 마치고 합류한 상황이었다. 부상 선수들도 있었다. 팀에 기강과 정신력을 잡기 위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감독하면서 제일 화를 많이 냈던 장면이다. 의사와 감정 표현은 정확하게 할 것이지만, 그때처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울산 리빌딩 목표는?
: 리빌딩은 중요하다. 얼만큼 활력있는 선수들을 보유하느가 포인트다. 지금 울산 선수들은 K리그 선수들이 우러러보는 훌륭한 선수들이다. 지금 이 선수들과 함께하기를 선호한다. 

선수단 변동이 클 거로 예상된다. 핵심 선수를 꼽자면?
: 머릿 속에 한 명은 있다.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모든 선수들과 2021시즌을 맞이하길 바란다.

울산에서 새로 출발하는 새로운 주장은?
: 팀에 주장은 감독 이상으로 중요하다. 감독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경기장 안에서는 감독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두 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직접 생각하는 선수와 면담을 통해서 주장을 부탁을 할지, 선수단 전체로 주장을 뽑을 것인지 생각하고 있다. 어떤 것이 좋은지 상의해서 주장을 선임할 것이다. 주장으로서 덕목은 선수들과 신뢰, 강력한 리더십이다. 잘 봐서 주장 선임을 하겠다. 지금 선수들이 소집되지 않아서 주장을 선임하기에는 시간적인 무리가 있다.

전북현대와 시즌 첫 경기 출사표는?
: K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전북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지난 시즌에 결과적으로 전북과 맞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해서 우승을 놓쳤다. 경쟁하는 팀에게 절대 지지 않는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포항과 동해안 더비는 어떻게 생각하나?
: 선수 시절에는 울산을 만나면 반드시 이긴다고 했다. 울산 원정은 꼭 이기겠다는 각오가 있었다. 이제는 동해안 더비에서 포항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입장이다. 포항 구단과 팬들에게 마음 깊은 곳에 감사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울산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야 한다. 여기에 집중하겠다. 그동안 포항과 울산이 가진 다양한 스토리에 비해 대중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저로 인해 동해안 더비가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 리그 흥행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다양한 감독 별명, 어떻게 불리길 원하나?
: 현역 시절에 여러 별명이 있었다. 저와 울산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팬들께서 창의적인 애칭을 붙여주길 바란다.

젊은 선수들의 축구 외 활동은 어떻게 생각하나?
: 요즘에 유튜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더라. 골키퍼 조수혁 채널도 봤다. 우리의 옛날 시각은 축구 선수면 축구만 잘하면 된다였다. 지금은 다르다. 훈련과 경기에 지장이 없다면, 자신을 홍보하고 알리는 것에 문제를 삼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SNS를 통한 경솔한 언행, 중요한 정보를 흘린다던지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지 않다면 환영한다.

팬들에게 새해인사
: 울산 11대 감독으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팬들의 열망과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을 믿고 응원을 바란다. 빨리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팬들과 빨리 호흡하는 날을 기다리겠다. 경기장에서 뵙는 그날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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