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전설의 타선을 이끈 이대호는 여전히 좋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는 2010년, 적어도 타격에서 있어서는 최고의 팀이었다. 당시 롯데는 팀 타율이 0.288에 이르렀다. 리그 평균(.270)보다 훨씬 높은 리그 1위였다. 팀 OPS(출루율+장타율) 0.813 또한 역시 리그 1위로 마무리했다.

롯데는 당시 133경기 체제에서 185개의 홈런을 터뜨려 2위 두산(149개)에 크게 앞선 1위를 기록하는 등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타선을 이루는 선수들 자체의 면면이 화려했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가 다소 난다는 약점도 있었으나 주축 선수들이 워낙 잘했다.

당시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이대호는 절정의 방망이를 뽐내고 있었다. 2010년 127경기에서 타율 0.364, 44홈런, 133타점, OPS 1.111을 기록했다. 손아섭은 알을 깨고 나왔다. 2010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소화한 손아섭은 첫 3할(.306)도 때렸다. 손아섭은 2010년 이후 롯데의 타선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른 선수들도 만만치 않았다. 지명타자 홍성흔은 타율 0.350, 26홈런, 116타점을 기록했고, 포수 강민호는 23개의 홈런을 보태며 첫 20홈런 시즌을 보냈다. 카림 가르시아는 26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한 장타력을 뽐내고 있었고, 김주찬은 무려 65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2루수 조성환의 타율은 0.336이었다. 외야수 전준우도 타율 0.289, OPS 0.850의 준수한 성적을 뽐냈다. 

2010년 롯데는 세 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조성환·이대호·홍성흔)를 배출했다. 강민호·가르시아·박기혁은 이미 2008년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었고, 손아섭은 이듬해인 2011년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한다. 김주찬은 이적 후인 2016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전준우가 2018년 수상한 것에 이어 2010년 7월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라인업에 가세한 황재균까지 2020년 기어이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당시 롯데 야수 중 무려 10명이 골든글러브 수상자 경력으로 채워진 셈이다. 2010년 롯데 타선이 전설적인 기억 중 하나로 승화되는 순간이었다. 

그런 롯데 타선은 2011년 팀 OPS 1위를 끝으로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부침도 있었다. 이대호가 해외 진출을 선언해 팀을 떠났고, 김주찬 강민호 황재균도 FA 자격을 통해 팀을 떠났다. 민병헌과 안치홍을 영입하기는 했으나 예전의 위용을 찾았다고 볼 수는 없다. 롯데는 2019년 팀 OPS에서 최하위, 그리고 지난해에도 6위에 머물렀다.

사실 지금도 이름값을 놓고 보면 어느 팀에도 떨어지지 않는 타선이다.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라는 중심축이 건재하고, 역시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는 안치홍과 국가대표 외야수 민병헌이 있다. 한동희 등 젊은 선수들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에게 지급하는 연봉을 놓고 보면 단연 리그 최상위권이다. 그러나 그만한 효율이 나오지는 않았다. 응집력을 발휘하며 예전의 위용을 되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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