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감독은 성적과 미래를 모두 잡는 2021년을 그린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창단 후 최고의 시기를 보낸 kt지만 현실 인식은 분명하다. 이강철 감독과 3년 재계약을 맺은 것에서 그런 인식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kt다. 그러나 아직 ‘대권’에 도전하기는 여러모로 기초 체력이 약하다. 냉정하게 볼 때 지난해는 팀의 ‘최고 시나리오’가 여럿 터진 시즌이라고 봐야 옳다. 그래서 kt는 이 감독의 기존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보다는, 매년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명문 팀의 기틀을 다지길 원했다. 

이 감독도 3년 임기를 더 보장받은 만큼 조금 더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만들 시간을 얻었다. 이 감독의 입에서 육성이라는 단어가 부쩍 늘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 여전히 목표는 지난해와 비슷한 성과, 즉 포스트시즌 진출이 하한선이다. 지금부터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의 이적 공백부터 메워야 한다. kt가 지난해 성과에도 불구하고 위기의식 속에 2021년을 시작하는 이유다.

이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로하스가 대단한 성적을 내기는 했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타선은 약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인정했다. 타격 능력이 뛰어난 조일로 알몬테를 영입하기는 했으나 로하스의 몫을 100% 해낸다고 미리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타선 쪽에 뚜렷한 보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롯데와 트레이드로 신본기를 영입했지만 팀 내야 선수층 강화 쪽에 더 가깝다.

그래서 이 감독은 생각을 달리한다. 이 감독은 “로하스 자리의 공백이 크다. 알몬테가 평균은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장타력은 봐야 하고, 당장 서두른다고 되는 문제는 아니다”면서 “야수 보강도 보강이지만 일단 투수를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누수가 없는 투수진이 지난해 중반 이후처럼 버티면 다시 한 번 승률 5할 이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그렇게 서서히 선수층을 쌓고, 대권에 도전할 시기가 되면 프리에이전트(FA) 영입 등 과감한 투자를 이어 간다는 게 kt의 기본 구상이기도 하다. “2021년이 향후 kt의 3년을 미리 보는 시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건 그래서다.

▲ 제대한 고영표는 팀 선발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이 높다 ⓒkt위즈
일단 가장 중요한 선발진은 구상이 섰다. 재계약한 두 외국인 투수(데스파이네·쿠에바스)에 소형준 배제성이 자리를 지킨다. 5선발은 제대한 사이드암 고영표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감독도 고영표를 활용하겠다는 뜻을 확고하게 드러냈다. 선수 자신의 준비가 모든 것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6~8선발까지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리그가 빡빡하게 진행됐고, 상대적으로 휴식이 짧았던 데다 올해는 날이 추운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해야 한다는 중요 변수가 있다. 이 감독도 이 변수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 한다. 이 감독은 “류희운 김민수 심재민을 후보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을 최대한 만들고, 설사 로테이션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도 중간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불펜도 정비를 해야 한다. kt는 2년 연속 불펜진의 시즌 시작과 마무리가 너무 많이 달랐다. 초반에 흔들리고, 중반에 정비하고, 막판에 안정되는 흐름이었다. 끝은 좋았지만 이런 패턴이 다시 이어지면 안 된다. 이 감독은 주권 김재윤 등 기존 전력에 조현우 이강준 등의 성장에 기대를 건다. 이 감독은 “우타자를 잡을 수 있는 투수를 더 만들어야 한다”면서 빠른 공을 가진 옆구리 유형 이강준에 주목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박시영도 큰 기대를 거는 카드다. 이 감독은 “유리한 카운트를 잡으면 포크볼로 언제든지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투수다. 145㎞ 이상만 나와도 충분하다고 본다. 처음에는 좋은 쪽으로 써서 자신감을 높이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는 팔꿈치 수술 복귀 후 첫 해였지만 올해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는 팀의 마무리 후보가 될 수도 있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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