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수고 내야수 한태양이 8일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활짝 웃고 있다. ⓒ덕수고,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덕수고, 고봉준 기자] 고교야구를 빛낸 선배들의 빈자리는 분명 크다. 그러나 해는 벌써 바뀌었고, 이제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이전에는 몰랐던 완장의 무게감을 느끼고 있는 덕수고 신임 주장 한태양(18)의 이야기다.

덕수고는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걸출한 유망주들을 여럿 보유했기 때문이다. 중심에는 최고구속 157㎞를 뿌렸던 장재영(19·키움 히어로즈)과 초고교급 내야수로 분류된 나승엽(19·롯데 자이언츠)이 있었다. 한때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고려됐던 둘은 코로나19 사태 등의 현지 상황을 고려해 KBO리그로 눈을 돌렸고, 다음달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둘과 더불어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뛰었던 김유민(19·LG 트윈스)까지, 쟁쟁한 3학년 선배들의 뒤를 이어서 덕수고의 핵심 전력을 맡은 내야수 한태양을 8일 덕수고 야구장에서 만났다. 최근 다시 짧게 자른 ‘까까머리’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인 한태양은 “(장)재영이 형과 (나) 승엽이 형 그리고 (김)유민이 형 등 3학년 선배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이제는 내가 형들처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조심스럽게 각오를 다졌다.

역삼초 3학년 시절 야구를 시작한 한태양은 언북중과 덕수고를 거치며 장래가 촉망받는 우투우타 내야수로 성장했다. 폭넓은 수비 범위와 타고난 타격 능력 그리고 빠른 발까지 더해 차세대 유격수로 떠올랐다.

한태양은 “어릴 적부터 야구가 너무 좋았다. 아버지와도 매일 캐치볼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무작정 야구를 하겠다고 부모님을 설득했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고 웃었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활약은 계속됐다. 덕수고 1학년이던 2019년 24경기에서 타율 0.397(73타수 29안타) 15타점 28득점 5도루 맹타를 휘둘렀다. 1학년으로서 받기 힘든 고교야구 주말리그 서울권B 전반기 타점상도 수상했다.

▲ 한태양의 주루 장면. ⓒ스포티비뉴스DB
다만 지난해는 순탄치 못했다. 계속된 부상이 원인이었다. 한태양은 “3월경 훈련 도중 배트를 잘못 밟고 넘어져 발목을 접질렀다. 그래서 3개월이라는 시간을 재활에만 쏟았다. 그러면서 주말리그나 전국대회에서 마음 놓고 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11월에는 부산에서 열린 명문고 야구열전 대회를 앞두고 같은 부위를 또 다쳤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마무리까지 좋지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부상이 겹친 한태양은 결국 지난 시즌을 23경기 타율 0.280(82타수 23안타) 1홈런 10타점 26득점 11도루로 마쳤다. 성적은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한 타격감과 빠른 발은 그대로였다.

기쁜 소식도 있었다. 스포티비뉴스 취재 결과, 한태양은 지난해 메이저리그로부터 두 차례 신분조회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신분조회 자체는 드문 일은 아니지만, 아직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은 선수에게 1년 사이 두 차례 신청이 왔다는 점은 많은 스카우트들이 눈여겨보고 있음을 대신 말해준다.

▲ 한태양의 타격 장면. ⓒ스포티비뉴스DB
책임감도 더욱 생겼다. 올 시즌 덕수고의 새 주장을 맡은 것이다. 지난해 완장을 차면서 활약했던 나승엽의 뒤를 이은 터라 어깨가 더욱 무겁다.

한태양은 “형들 빈자리가 크지만, 그래도 같이 생활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면서 “주장이었던 승엽이 형은 시크하면서도 동생들을 챙겨주는 선배였다. 재영이 형과는 성실하게 운동하는 법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형들과는 지금도 종종 연락한다”고 웃었다.

이어 “나도 선배들처럼 후배들을 토닥이면서 팀이 좋은 성적을 내게끔 만드는 주장이 되고 싶다. 또, 정윤진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 선생님들과 선수들 사이를 잇는 다리도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태양의 새해 목표는 역시 프로 지명이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 체중도 더 늘리고, 공수에서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야 한다.

한태양은 “지금 신장은 183㎝이고, 체중은 80㎏다. 키는 다 컸는데 몸무게는 더 늘리려고 한다. 그래서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해서 프로로 간 형들처럼 나도 올 시즌을 잘 마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또, 덕수고가 전국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이를 악물고 뛰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덕수고,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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