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7시로 포스팅 절차가 끝나는 나성범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짧게만 느껴졌던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나성범(32)의 소속팀이 바뀌느냐, 혹은 올해도 NC 소속이느냐가 이제 곧 결정된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나성범의 마감 시한은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다. 겉으로 드러나기에 시장은 그렇게 뜨겁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하성(26·샌디에이고)과 달리 현지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나성범의 에이전트이자 MLB 최대 에이전시의 수장인 스캇 보라스가 한 차례 나성범을 공개 홍보한 정도다. 다만 물밑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자유계약선수(FA)든 포스팅이든 어쨌든 나성범에 구체적인 관심을 가진 팀이 하나만 나와도 계약은 이뤄지는 법이다. NC가 포스팅 금액에 대해 그렇게 큰 미련을 가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나성범의 최대 장점은 균형이다. 지난해 130경기에서 타율 0.324, 34홈런, 112타점을 기록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이 0.317, 937경기에서 때린 홈런이 179개다. KBO리그의 공격력이 예전처럼 낮게 환산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 정도면 확고한 주전까지는 아니더라도 MLB 로스터에 들어갈 만한 공격 생산력은 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여기에 나성범은 그간 MLB 문을 두드렸던 한국인 외야수보다는 수비 능력이 조금 더 낫고, 두 자릿수 도루를 5번이나 기록했을 정도로 발도 느리지 않다. 일찌감치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을 맺고 MLB 진출 도전을 천명, 업계에서도 어느 정도 이름이 익은 선수이기도 하다. 다만 만 32세의 나이, 그리고 무릎 부상 전력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독 더딘 MLB 자유계약시장의 여파도 그대로 받았다. 도전 시점에 운이 다소 없는 케이스다.

업계에서는 서프라이즈가 있다면 딱 하나의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마감 하루를 앞두고 영입 의사를 표명하는 팀은 없다. 좋든 그렇지 않든 이미 복수 구단의 제안을 받고, 이를 저울질하며 마지막 날 결정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그렇지 않다면 포스팅은 특별한 선언 없이 그대로 끝날 수도 있다. 에이전시 등에서 모든 협상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터라 결국 10일 오전 7시가 지나봐야 그간의 진행 과정이 어렴풋이 드러날 전망이다.

MLB 계약을 맺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크게 낙담할 일은 아니다. 부끄러워 할 일도 없다. 대졸인 나성범은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다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아주 자유로운 신분이다. 올해 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포스팅을 통해 진출하면 KBO리그 복귀시 NC에서 4년을 더 뛰고 FA 자격을 얻는다. 반대로 FA 자격이 있으면 계약 조건을 더 유연하게 만들 수도 있다. KBO 복귀시에도 이점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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