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성범은 공수주 3박자를 앞세워 MLB 도전에 나섰으나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출신 외야수들에 대한 메이저리그(MLB)의 냉정한 평가를 재확인한 것일까. 다시 한 번 주자로 나선 나성범(32·NC)이 결국 MLB 진출이라는 '홈'에는 들어오지 못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한 MLB 도전에 나섰던 나성범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20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신청한 나성범은 마감시한인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MLB 도전을 다음으로 미뤘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성범은 MLB 몇몇 구단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굳이 무리하게 추진을 하기보다는 미래를 기약한 셈이다. 다만 그 사이에도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아쉬운 감정이 남는다.

개인적 상황, 그리고 시장 상황이 모두 불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성범은 당초 2019년 시즌이 끝난 뒤 MLB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2018년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에이전시 계약을 맺을 정도로 행보가 빨랐다. MLB를 대표하는 에이전시다. 현지에서 나성범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척도와 같았다. 그러나 2019년 5월 불운의 무릎 부상으로 도전 시점이 1년 미뤄졌다.

심각한 무릎 부상은 운동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좋은 타격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핸디캡을 끝까지 지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나성범은 지난해 상당 시간을 지명타자로 나섰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부상이 없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MLB 오프시즌이 유독 풀리지 않은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시장에 불확실성이 잔뜩 끼었고, 상위 외야수들은 아직 팀을 찾지 못했다. 차순위로 여긴 나성범 시장도 뭔가 획기적인 전기를 만들기는 어려운 여건이었다.

KBO리그 외야수들에 대한 전체적인 박한 평가도 이어졌다. 근래 들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들이 MLB 도전에 나섰으나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더 많다. 김현수(LG)가 2016년 볼티모어와 2년 계약을 맺은 것이 사실상 유일한 성공 사례다. 반대로 손아섭(롯데), 김재환(두산), 그리고 나성범으로 이어진 포스팅 릴레이는 모두 빈손으로 끝났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인 손아섭은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신청했으나 한 팀도 입찰하지 않았다. 40홈런 타자인 김재환 또한 지난해 깜짝 포스팅에 나섰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도전이 흐지부지 끝났다. 플레이스타일상 손아섭과 김재환의 중간 정도에 있는 나성범 또한 이 벽을 넘지 못한 채 다음을 기약했다. 

물론 포스팅 실패를 선수 경력의 실패로 봐서는 안 된다. 실제 손아섭은 FA 대박을 쳤고, 김재환도 FA 자격을 앞두고 있다. 나성범도 지명도를 계속 쌓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세 선수 모두 부러움을 살 만한 커리어로 기록될 것이다. 다만 웬만한 장점으로는 MLB의 큰 관심을 모으기 불가능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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