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성범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나성범(32)의 꿈은 한 번에 이뤄지지 않았다. 

나성범은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으나 마감 시한인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나성범의 에이전시인 보라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포스팅 마감 뒤 스포티비뉴스에 계약이 불발됐다고 알렸다. 

나성범은 KBO리그 선수 역대 5번째 포스팅 실패 사례로 남았다. 2002년 투수 진필중이 최초였고, 2015년 외야수 손아섭(롯데)과 내야수 황재균(현 kt)이 뒤를 이었다. 2020년에는 두산 외야수 김재환이 깜짝 메이저리그 도전을 발표했다가 빈손으로 물러났다.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결과였다. 미국 언론은 나성범의 포스팅이 시작됐을 때 '무릎 부상 이력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내다본 뒤로는 조용했다. 포스팅 마감이 임박한 시점까지도 특정 구단이 나성범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는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포스팅 실패가 공식화된 뒤에야 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이 자신의 SNS에 '파워 히터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오퍼를 받지 못했다. 그는 한국의 NC 다이노스로 돌아간다' 고 알렸다. 

선수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나성범은 미국 도전을 목표로 2018년부터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고 준비했다. 2019년 왼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도전 시점이 1년 정도 미뤄지긴 했지만, 지난해 130경기, 타율 0.324(525타수 170안타), 34홈런, 112타점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317, 179홈런, 729타점으로 파워 히터라고 주장할 수 있는 데이터도 충분히 쌓았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시장 분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재정 악화로 대형 FA 선수들도 행선지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천하의 보라스도 손을 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철저히 준비한 나성범도 어쩔 수 없었다.

아시아 야수, 특히 외야수를 향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했다. KBO리그 선수들의 포스팅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5명 가운데 4명이 야수였다. 또 황재균을 제외하면 모두 외야수다. 나성범은 무릎 부상으로 외야 수비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구심을 사 더더욱 계약 진행이 어려웠다. 

나성범은 일단 올해는 NC에서 뛴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고 다시 꿈의 무대에 도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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