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해답일까. 김상수는 아직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협상 테이블을 꾸리지 못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FA 시장 분위기가 차가워지면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현재 FA 시장에 남은 선수는 모두 6명이다. 내야수 이대호와 투수 양현종, 차우찬, 이용찬, 유희관, 김상수 등이 남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양현종은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나머지 5명은 원소속팀 잔류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영입전이 있다고 보기에는 시장 분위기가 너무 조용하다. 

타 구단이 보상 출혈을 감수하고 영입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반응이다. 이용찬, 유희관, 김상수는 A등급, 이대호, 양현종, 차우찬은 B등급이다. A등급은 선수의 연봉 200%+ 20인 보호선수 외 1인 또는 연봉 300%, B등급은 선수 연봉 100%+25인 보호선수 외 1인 또는 연봉 200%를 보상해야 한다. 게다가 대부분 고액 연봉자들이다. 이대호는 25억원, 양현종은 23억원, 차우찬은 10억원, 유희관은 4억7000만원, 이용찬은 4억2000만원, 김상수는 3억원이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먼저 선수가 원소속 구단과 FA 계약을 맺은 뒤에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되는 것을 뜻한다. 계약을 그대로 안고 트레이드되니 사실상 이적할 구단과 FA 계약을 하는 셈인데 보상 규모가 확 줄어든다. FA 보상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원소속팀과 이적팀의 이해관계가 맞아야 성사될 수 있다.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넥센(현 키움)이 롯데와 채태인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채태인은 원소속팀 넥센과 1+1년 총액 10억원 계약 후 트레이드됐고, 넥센은 롯데 좌완 박성민을 받았다. 2019년 3월에는 키움 내야수 김민성이 3년 총액 18억원에 계약한 뒤 LG로 트레이드됐다. LG는 키움에 현금 5억원을 내줬다. 

소강상태가 길어진다면 이번 FA 시장에서도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시도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보상선수까지 내주면서 영입을 시도할 것 같진 않다"면서도 "시장을 지켜보면서 더 기다려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로는 김상수가 언급되고 있다. 원소속팀인 키움은 감독과 대표 이사 선임 등이 더 급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김상수와 협상 테이블 자체를 차리지 않고 있다. 김상수 측은 "FA 신청 후 키움으로부터 연락이 한번도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상수를 제외한 나머지 FA들은 속도는 더뎌도 원소속팀과 협상은 진행하고 있다. 

김상수는 불펜 보강을 노리는 팀이라면 고려해볼 만한 카드다. 2019년 40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했고,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60경기 내외로 등판하며 팀에 기여했다. 다만 A등급 보상을 하면서까지 영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김상수를 시장에 방치하고 있는 원소속 구단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후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 이적 사례는 지금까지 최주환과 오재일 둘이다. 최주환은 SK와 4년 42억원 계약을 맺었고, 두산은 5억4000만원과 강승호를 보상으로 챙겼다. 오재일은 삼성과 4년 50억원 계약을 맺었고, 두산은 보상금 9억4000만원과 박계범을 받았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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