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소속 당시의 워커 로켓. 두산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산은 지난해 마운드를 이끌었던 두 외국인 투수(라울 알칸타라·크리스 플렉센)가 모두 팀을 떠났다. 성적이 너무 좋은 것이 탈이었을까. 두 투수 모두 상위 리그 구단들의 오퍼를 받았다.

공백이 커 보이는 가운데 두산도 메우기에 들어갔다. 대만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아리엘 미란다와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연봉 55만 달러·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나머지 한 자리는 조금 더 신중하고, 더 많은 투자를 했다. 꾸준히 관심을 보인 워커 로켓(27) 시장에 머문 끝에 결국은 영입에 성공했다. 총액 100만 달러다.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선을 꽉 채웠다.

100만 달러 중 20만 달러 정도가 이적료로 알려졌다. 토론토는 12월 8일 시애틀에서 웨이버 공시된 로켓을 영입했다. 팀 마운드의 선수층 보강 차원이었다. 그러나 워커는 시애틀에서 웨이버되던 시점부터 해외행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인 ‘스포츠넷’은 10일(한국시간) “웨이버 시점 당시 로켓은 이미 해외행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면서 “그에 대한 토론토의 계획을 알게 된 후, 로켓은 토론토에 머무르지 않고 그 기회(해외행)을 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넷’은 워커의 두산행이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됐다고 밝혔다. 워커와 토론토 사이에 합의가 우선이었다. 토론토는 워커의 뜻을 꺾지는 않고 풀어주겠다고 했다. 이어 워커와 두산 상의 협상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이적료 문제로 두산과 토론토가 협상을 가졌다. 토론토는 워커를 활용하지 못했으나 어쨌든 20만 달러의 부수입을 얻은 셈이 됐다.

워커는 현 시점에서 영입할 수 있는 정상급 투수로 뽑힌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20경기(선발 8경기)에 불과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꾸준하게 선발로 활약했다. 나이도 젊다. 두산은 “빼어난 구위를 앞세워 공격적인 승부를 하는 투수고 경기 운영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싱커를 잘 던지는 투수라 땅볼 유도가 많고, 내야 수비가 좋은 두산과도 좋은 궁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완벽하게 같지는 않지만, 영입 과정 자체의 흐름은 지난해 플렉센 영입전과 흡사하다. 두산은 플렉센을 점찍고 MLB 구단으로부터 풀리기를 기다렸다. 일본 구단의 영입 의사가 있다는 것까지 면밀하게 체크해 시장 상황을 살폈다. 그리고 일본행이 틀어지는 시점을 틈타 결국 플렉센에 유니폼을 입혔다. 전략과 인내의 승리였다. 올해 워커도 기다린 끝에 보람을 찾은 케이스다. 토론토가 워커를 풀어줄 것이라는 나름의 계산이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스포츠넷’ 또한 “로켓이 토론토의 40인 로스터에 간신히 들 수 있었다면 팀 마운드 뎁스 차원에서 힘이 됐을 것”이라고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로켓이 두산 마운드의 에이스로 팀의 전성기를 지켜낼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