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형준은 류현진의 고졸 2년차 투수 연봉 기록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제는 그에 걸맞은 논공행사를 해야 할 차례다. kt의 연봉 협상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관심이 몰리는 선수들이 더러 있다. 상징성, 인상폭, 그리고 삭감폭 등 여러 이슈가 맞물렸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하며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감격을 누린 kt는 올해 연봉 협상을 단단하게 준비했다. 사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10개 구단 전체의 매출이 평균 100억 원 이상 빠진 상황이다. “살림을 줄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선수단 규모도 대거 줄였고, 연봉 협상도 까다롭다. 다만 kt는 팀 연봉 인상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성적이 좋았으니 당연한 일이고, 기본 팀 연봉 자체가 높지 않은 측면도 있다. kt는 첫 5할 시즌을 달성한 2019년 시즌 이후에도 팀 연봉이 15% 정도 뛰었다. 구단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올해 팀 연봉은 지난해 비율 이상으로 뛸 예정이다. 일부 선수들은 이미 두둑한 인상폭과 함께 협상을 마쳤다. 결과가 공개되면 관심을 모을 선수들을 뽑아봤다.

◆ 소형준, 고졸 투수 2년차 연봉 신기록 확정적

신인 2년차 최고 금액(해외 유턴파 제외)은 강백호(kt)가 가지고 있다. 신인왕을 수상했던 강백호는 2년차였던 2019년 1억20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기존 2년차 최고 연봉인 이정후(1억1000만 원)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뛰어난 성적도 성적이었지만, 역시 상징성을 챙겨주려는 구단의 생각도 엿보인다. 그래서 소형준의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신인왕에 13승을 거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사실상 에이스였다.

kt 타선의 간판이 강백호로 굳어졌다면, 마운드의 간판으로 키울 선수가 소형준이다.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억대 연봉은 확실시되고, 이정후 강백호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느냐가 최대 이슈다. 일단 고졸 투수 2년차 최고 기록이었던 류현진(현 토로토·1억 원)의 기록은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뭐든 타이틀은 하나 더 추가될 것이다.

◆ 144경기 풀타임, 배정대 인상폭은 얼마?

적어도 인상폭만 놓고 보자면 리그 전체를 따져도 배정대(26)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중견수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289, 13홈런, 65타점, 88득점, 22도루를 기록했다. 여기에 그림 같은 수비로 팀 외야를 든든하게 다잡았다. 공·수·주 모두에서 대활약이었다. 이런 배정대의 지난해 연봉은 단돈(?) 4800만 원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성적이 조금 처진 건 맞다. 하지만 연봉 고과에서 높은 가중치를 가진 ‘출전 경기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억대 연봉 진입은 역시 확실시되고, 얼마나 오르냐가 관건이다. 기존 연봉이 작아 인상액 순위에서는 불리하나, 인상폭 순위는 흥미롭다. 협상이 아주 순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과가 주목된다. 200%가 오르면 1억4400만 원, 300%가 오르면 1억9200만 원이다.

▲ 2년간 kt 불펜의 중심축이 된 주권은 인상액이 관심이다 ⓒ곽혜미 기자

◆ 주권, 불펜의 불리함을 깰 수 있을까

주권은 2년 연속 리그 최정상급 불펜투수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77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리그 홀드왕(31홀드)에 올랐다. 팀 불펜이 어려울 때 묵묵하게 나가 헌신한 것을 그냥 제쳐둬도 성적이 엄청나다. 주권은 지난 2년간 148경기에 나가 145⅓이닝을 던지며 56홀드를 수확했고 평균자책점은 2점대(2.85)였다. 

주권의 2018년 연봉은 6300만 원, 지난해는 138%가 올라 1억5000만 원이었다. 올해 2억 원대 진입은 확실시되는데 상징적인 ‘3억’에 갈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각 구단들은 예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항목으로 고과를 책정한다. 불펜투수들의 대우도 예전보다 나아졌다. 그래도 선발투수보다는 아무래도 협상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불펜투수 중 FA 이전 연봉 3억 원 투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불펜투수들은 언제 페이스가 떨어질지 모르기에 잘했을 때 많이 받고자 하는 욕심들이 있다. kt 연봉 협상의 최대 격전지로 알려졌다. 

◆ 억대 연봉 반납 확실… 이대은은 얼마나 깎일까

2019년 입단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던 이대은은 2년차였던 지난해 억대 연봉자(1억 원)로 올라섰다. 그러나 올해는 이 타이틀을 반납할 예정이다. 지난해 성적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리 부상 등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이대은은 지난해 20경기에서 29⅓이닝을 던지며 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83에 머물렀다. 시즌 막판 오프너 등 궂은 일을 하며 선전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성적을 다 뒤집어놓을 정도는 아니었다.

잘했을 때 100%를 올려주는 건 종종 있지만, 못했다고 인상액을 다 반납시키기는 어려운 게 연봉 구조다. 여기에 지난해는 팀 성적이 괜찮았다. 선수로서는 삭감폭을 최소화하길 바랄 것이다. 그러나 구단은 고과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고과가 세분화됨에 따라 이른바 구단의 ‘정무적 판단’이 개입할 수 여지도 요즘은 크지 않다. 타 선수와 형평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합의를 이루느냐도 중요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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