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노윤주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축구는 멈추지 않고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그나마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도구로 꼽힌다. 

11일에 열렸던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마린FC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8부 리그와 1부 리그의 겨루기는 뻔한 승부였지만, 많은 화제를 낳았다.

최대 수용인원 3천185명의 동네 축구장에서 열린 경기였고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주택가와 인접해 자택 발코니에서 경기를 무료로 관전한 마린 팬들도 있었다.

마린은 최대 35만 파운드, 한화로 5억 2천만 원의 수익을 올려 무려 20년까지 팀을 운영할 자금을 확보했다. 하부리그 팀들에게는 도전 의식과 희망을 고취시켰다. 

그만큼 오랜 도시 봉쇄로 피곤한 일상을 잊음과 동시에 밝은 미래를 예감케 하는 일들이었다.

물론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이라 불편한 동행은 불가피하다.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해 최악에 따라서는 시즌 중단 위기에 내몰릴 우려도 있다. 

단적인 예로 14일 예정됐던 토트넘과 아스톤 빌라의 18라운드는 전격 연기됐다. 아스톤 빌라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선수단의 안전 위해 내린 조치였다. 

아스톤 빌라는 무려 10명의 1군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훈련장을 폐쇄했고 1군 팀 훈련도 취소됐다. 지난 9일 리버풀과 FA컵 3라운드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대거 나서야 했죠. 1-4로 패하며 탈락했다.

결과야 어쨌든 무관중으로라도 경기를 이어가는 프리미어리그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12월 31일 취소됐던 토트넘과 풀럼의 16라운드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자연스럽게 16일 예정이었던 첼시와 풀럼전은 17일로 하루 순연됐다. 그나마 동선이 짧은 런던 연고 팀들의 경기라 빠른 선택이 이뤄졌다.

이미 12라운드 아스톤 빌라-뉴캐슬 유나이티드, 16라운드 에버턴-맨체스터 시티, 17라운드 번리-풀럼 전도 순연된 바 있다. 코로나19가 이렇게 일정이 꼬인 것은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되면서 벌어진 나비 효과이다. 시즌이 7월 말에 끝났고 9월 초에 올 시즌이 개막하면서 온갖 대회가 뒤섞여 빡빡하게 진행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기본적으로 리그와 리그컵, FA컵을 치릅니다. 여기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를 치르는 팀들은 4개 대회를 동시에 소화한다.

토너먼트나 녹아웃 스테이지 대회의 경우 빨리 떨어지면 그만큼 여유가 있지만, 성과를 내야 수익을 올리는 구단들이 그냥 넘어갈 리 없다.

당장 감독들은 불만으로 가득하다. 코로나19로 일정이 틀어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배려가 너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상업적 능력을 갖춰야 하는 빅6 구단들의 수장들은 목소리가 커진다. 당장 12월 말 박싱데이를 놓고 "폐지해야 한다"라고 했던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소위 일-수-토로 이어지는 3연전 일정에 비판하며 "좋은 축구를 보고 싶다면 이 선수들에게 휴식을 줘라"라며 뛰는 사람 입장을 생각한 일정 배정을 요구했다. 

아스톤 빌라전 일정 연기 여부가 빨리 결정되지 않아 속을 태웠던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도 마찬가지다. 무리뉴 감독은 "사람들은 경기가 없어서 좋았을 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경기가 미리 없다는 걸 알았어야 좋았을 것이다. 그러면 훈련을 다르게 구성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승점 3점 벌기 위한 준비가 얼마나 많이 힘든지를 토로했다.

준비가 힘들어도 결국은 선수층이 순위 싸움을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만고의 진리가 통하게 된다.

리버풀 볼까.

리버풀도 코로나19로 티아고 알칸타라, 사디오 마네가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를 하고 페어질 판 데이크, 조엘 마팁 등 부상자가 속출해 2군이나 유스 선수까지 호출하면서도 기본 전력에는 변함이 없어 어느새 1위로 올라섰고 챔피언스리그도 무난하게 16강에 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아스널, 토트넘과의 라이벌전을 놓쳤지만 소위 발목을 잡힌 경기는 없었죠. 어느새 리버풀과 승점 33점 동률에 골 득실 차로 갈린 2위이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넣어야 하는 페널티킥은 깔끔하게 다 넣으며 맨유의 불안을 잠재우고 있다.

레스터시티가 32점으로 3위고 4위 토트넘부터 10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까지는 승점 3점 차에 불과하다. 토트넘부터 7위 에버턴은 모두 29점으로 동률이다.

반면 9위 첼시는 프랭크 램파드 감독 불신임론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전력이 약화된 맨시티에 패했던 것이 치명타였다. 코로나19가 감독들의 운명까지 갈라 놓고 있다.

앞으로도 일정은 빡빡하다. 리그-FA컵 32강-리그-유럽 클럽대항전 순서로 경기가 이어진다.

손흥민-헤리 케인 콤비나 사디오 마네-모하메드 살라-호베르투 피르미누처럼 확실한 골잡이, 무결점 수비, 적절한 선수단 이원화, 중-하위권 팀에 이변을 허락하지 않는 일관성, 코로나19 위험을 피하는 선수단 관리. 이 모든 것이 잘 섞여야 순위 싸움을 견딜 것 같다.

험난한 일정을 지혜롭게 견디며 어느 팀이 왕좌의 자리에 오를까요. 또, 완주하는 감독은 누가 될까. 코로나19라는 변수와 공존하며 진행되는 프리미어리그다. 

스포티비뉴스=노윤주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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