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4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종훈 회장 당선인.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한국 아마추어 야구를 이끌 새 수장이 등장했다. 그런데 김응룡 회장을 이을 신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야구인 출신이 아닌 기업인이다. 선거인단의 표심은 유명 해설위원, 야구인 출신 행정가보다 기업인인 이종훈 현 부회장에게 향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연맹은 12일 제24대 회장 선거 결과 이종훈 현 부회장 겸 DY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유효표 177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6표가 이종훈 당선인에게 쏠렸다. 이순철 해설위원이 51표, 나진균 전 선수협 사무총장이 40표로 그 뒤를 이었다.

이종훈 당선인은 12일 투표 결과가 나온 뒤 "많은 분들이 엘리트 체육인이 아닌 비야구인 출신인 저에게 많은 표를 주셨다. 야구와 소프트볼 모두를 아우르라는 의미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야구 팬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이종훈 당선인은 지난 4년간 협회 부회장으로 각종 세계대회에서 대표팀 단장을 맡은 살림꾼이다. 이름값에서 앞서는 경쟁 후보들보다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다. 

그는 "세계대회에 나가보니 한국 안에서의 야구 인기는 높은 데 비해 WBSC 내부에서 한국의 위상이 낮다는 걸 깨달았다. 선수들도 고생이 많다. 학생 선수들이 마음 놓고 열심히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업인 출신인 만큼 협회 재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받는다. 이종훈 당선인은 이 대목에서 "당연히 나도 기부를 할 것이다"라면서도 더 먼 미래를 바라봤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또 그것만으로 운영이 돼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후임 회장이 온다면 또 그만큼의 기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는 말 아닌가. 다른 기업인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되, 억지로 받는 것이 아니라 참여할 만한 동기를 마련해드리려고 한다. 홍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

그는 지난 2019년 부산 기장에서 열린 WBSC 18세 이하 청소년 야구 월드컵을 돌아보며 "한국에서 하는 아주 큰 국제대회인데도 국내 후원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당장 어떤 '붐'을 일으킬 수는 없더라도 그렇게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얘기했다.

이종훈 당선인은 야구계가 같은 목표를 갖고 뭉쳤으면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첫 번째 과제는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와 소프트볼 뿐만 아니라 가맹단체인 대학야구연맹, 여자야구연맹, 리틀야구연맹까지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으면 좋겠다. 한마음으로 뜻을 같이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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