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은 지난해 자신의 루틴을 만들어 자신감을 얻었다.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의 지난해 5월은 끔찍했다. 타율 0.182 볼넷 없이 13삼진으로 부진했다. 삼성 주전 중견수지만, 심각한 타격 침체에 삼성 허삼영 감독은 그의 퓨처스리그행을 지시했다. 2017년 3월 31일 개막전 이후로 448경기 연속 출전에 성공한 박해민 기록이 깨진 순간이었다.

퓨처스리그를 다녀온 박해민은 달라졌다. 몸을 날리며 운동장을 누볐고, 말소 이전보다 짧은 스윙으로 예상 이상의 장타를 터뜨렸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박해민은 타율 0.290, 출루율 0.345, OPS 0.760, 11홈런, 34도루, 55타점으로 2020년을 마쳤다.

퓨처스리그 말소는 박해민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듯하다.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박해민은 "1군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퓨처스리그에 내려갔다. 너무 얻은 게 많은 시간이었다. 부진으로 내려갔지만, 갔다와서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해민은 자신의 루틴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복귀하고 나서 나의 새로운 경기 준비 루틴이 생겼다. 원래 나는 매 타석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다. 첫 타석에서 못 치면, 다음 타석에서 쳐야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못 치면 재정비해서 더 잘 준비해 내일 경기에 나서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홈런 수 증가와 연결됐다. 홈런 타자가 아닌 박해민은 지난해 데뷔 첫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타자가 아니었지만, 짧고 빠른 스윙이 장타 생산에 큰 보탬이 됐다.

박해민은 "기술적으로 김종훈 코치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오치아이 에이지 퓨처스리그 감독님께서는 유니폼이 더럽지 않다며, 경기에서 유니폼이 항상 더러워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거기에 내 루틴이 생기다보니, 스윙이 조금 더 과감해졌다. 노리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장타가 늘었다"고 밝혔다.

박해민의 루틴은 다른 선수들보다 한 시간 일찍 훈련에 나서는 루틴을 만들었다. 그는 "퓨처스리그에 있다가 6월 SK 와이번스와 경기 때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잘하긴 했는데(4타수 3안타 1타점), 이대로가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홈 경기때만이라도 단체 운동을 하기 전에, 한 시간 정도 먼저 나와 훈련 보조 직원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는 루틴이 생겼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짚었다.
▲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경기력을 찾았던 2020년 박해민. ⓒ 스포티비뉴스 DB

그는 "올해 성적보다는 내 루틴이 생긴 것에 만족한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용달 타격코치님이 저에게 많은 시간을 쏟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내 루틴을 진행하면서 혼자 시간을 갖다보니, 코치님께서 말씀하신게 점점 이해가 됐다.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오는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야구가 쉬운게 아니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도와주시는 분들이 해주시는 좋은 말씀에 내가 흔들렸다. 이제는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게 됐다. 2021년이 조금 기대되기도 한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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