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욱(왼쪽)과 권기영 ⓒ 곽혜미 기자/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1999년생 동갑내기 정현욱과 권기영(이상 두산 베어스)은 검은 유혹에 빠진 대가를 치른다.

두산은 13일 KBO에 투수 정현욱과 포수 권기영을 자격정지선수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현욱은 현역 선수에게는 불법인 스포츠토토 베팅을 했고, 권기영은 사행성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이 확인됐다. 두산은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두 선수의 경위서를 제출했고, KBO는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으로선 황당하고 충격적인 사건이다. 최근 구단 사무실로 "정현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전화가 온 게 시작이었다. 발신자는 정현욱과 채무 문제가 있는 인물이었다. 구단은 급히 정현욱과 면담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스포츠토토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빚을 내서까지 불법 도박 베팅을 한 것. 

현역 선수의 스포츠토토 베팅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이다. 또 KBO 야구규약 제14장 151조 품위손상행위로 '도박'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도박을 한 선수는 1회 위반시 출장정지 50경기 이상, 제재금 500만 원, 봉사활동 120시간의 처벌을 받는다. 2회 위반시 출장정지 70경기 이상,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 3회 이상 위반시는 실격처분을 받는다. 정현욱은 여러모로 금기시 되는 일을 저질렀다.

두산은 정현욱 사례를 확인한 뒤 곧바로 선수단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이때 권기영이 사행성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을 털어놨다. 권기영 역시 품위손상행위 '도박'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정현욱의 경우 고등학교 시절부터 조금씩 스포츠토토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현장에서는 "아마추어야구부터 스포츠토토 베팅, 사행성 게임 사이트 이용 등 불법 도박 행위와 관련해 교육을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등학생 때부터 불법 베팅을 한 정현욱이 아주 특이한 사례는 아닐 것이라는 의심에서 나온 말이다. 권기영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내부적으로 두 선수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와 KBO의 징계 수위를 봐야겠지만, 정현욱과 권기영이 더는 두산 유니폼을 입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다른 구단에서 기회를 줄 가능성도 지금으로선 희박하다. 두 선수는 사실상 야구계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자격정지선수가 되면 정현욱과 권기영은 해당 기간에 급여를 받을 수 없다. 징계 여부를 떠나 이미 야구를 업으로 삼기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두 선수는 지난해 신인 선수 연봉에 해당하는 2700만 원을 받았다. 두 선수 모두 1군을 한번도 밟은 적이 없어 인상 요인이 없었다. 이제는 최저 연봉마저도 받기 어려운 신세가 됐다.

22살 동갑내기 두 선수가 어떤 이유로 불법 도박을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그 선택 때문에 평생을 함께한 야구도 안정적인 급여도 다 잃은 것은 분명하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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