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천에서 함께 동계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kt 김도현(왼쪽)과 탬파베이 최지만(오른쪽) 그리고 이상원 트레이너. ⓒ김도현 제공
-최지만과 동계훈련 중인 kt 외야수 김도현
-2차 드래프트 이적만 2차례 거친 저니맨
-“최지만 선배의 원포인트 레슨 효과 기대”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처음 밟은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은 현재 국내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코리안 빅리거인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제주도,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김해를 베이스캠프로 삼은 점과 달리 자택이 있는 인천에서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올 시즌 풀타임 주전 도약을 위해 이처럼 맹훈련 중인 최지만의 곁에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바로 kt 위즈 외야수 김도현(29)이다. 아직은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이름이 낯설지만, 어느덧 프로 데뷔 11년차가 된 김도현은 최지만과 함께 강추위를 뚫으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도현은 14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통화에서 “kt에서 함께 몸담았던 이상원 트레이너님의 소개로 (최)지만이 형을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지난달부터 인천에서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기본으로 하는 체력 보강과 러닝 훈련이 위주고, 가끔 방망이도 잡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광주진흥고 시절 4번타자로도 활약했던 김도현은 2011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7라운드 부름을 받았다. 데뷔 당시 파워를 지닌 차세대 중심타자로 주목받았지만, 프로 무대는 그리 녹록지 않았다. 1군에서 3경기만 뛴 뒤 유니폼을 갈아입어야 했다. 2011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로 이적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2차 드래프트 이적은 신인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 터라 김도현은 넥센에서 정도 붙이지 못하고 SK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4년 뒤에는 다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베어스로 이적하게 됐고, 2019년 말 방출된 뒤 지난해 7월 kt가 진행한 입단 테스트를 통과하고 새 유니폼을 입었다.

▲ SK 시절 김도현(왼쪽)과 박정권. ⓒSK 와이번스
이처럼 굴곡진 10년을 보낸 김도현은 “올해가 마지막이다”는 각오로 일찌감치 구슬땀을 흘리고 보내고 있다.

행운도 뒤따랐다. 뜻밖의 든든한 파트너가 생긴 것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최지만과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올겨울 김도현에게 주어졌다.

김도현은 “지만이 형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인천에서 센터를 운영하시는 이상원 트레이너님의 소개로 함께 훈련하게 됐다”면서 “TV로만 보던 메이저리거를 실제로 보니 처음에는 신기한 마음이 컸다. 또, 동생이 된 입장에서 먼저 다가가기가 어려웠는데 지만이 형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어 “중계에서 보던 대로 형은 성격이 정말 밝은 편이다. 재미난 농담도 자주 한다. 훈련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운동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다. 또, 본인 몸만들기도 쉽지 않을 텐데 내 자세나 동작을 보며 조언도 많이 해준다. 타격 자세에서 힘을 최대한 빼고, 손을 편한 위치로 놓으라는 등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로 곁에서 지켜본 메이저리거만의 특별함도 이야기했다. 김도현은 “아직 1월 중순인데 지만이 형은 몸 상태가 워낙 좋다. 쉬는 날도 거의 없이 운동만 하면서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고 있다. 형 말로는 대부분의 메이저리거들은 비시즌에도 휴식일을 최소화한다고 하더라. 여러모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 SK 시절 김도현. ⓒSK 와이번스
이처럼 최지만과 함께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김도현의 새해 목표는 하나다. 바로 1군 도약이다.

SK 시절이던 2014년을 끝으로 김도현은 아직 1군 그라운드를 다시 밟지 못했다. 지난해 7월 kt로 입단한 뒤로는 2군에서만 23경기를 뛰며 타율 0.239 1홈런 7타점 9득점을 기록했다.

김도현은 “기록적인 목표는 없다. 중고참이 된 만큼 그저 1군에서 마음껏 활약하고 싶은 생각뿐이다”면서 “또, 올겨울에는 지만이 형으로부터 월드시리즈 기운까지 받은 만큼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씩씩한 목소리로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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