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김상수는 팀 필승조는 물론 불펜의 리더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팀 분위기 변화를 위해 적극적인 오프시즌을 예고했던 SK가 행동으로 모든 것을 증명했다. 사실상 두 명의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한 가운데 기대 승수 추가 이상의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도 나온다.

SK는 지난해 FA 시장이 개장되자마자 2루수 최주환(33)에 접근해 팀 유니폼을 입혔다. 13일에는 키움과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식으로 베테랑 불펜 김상수(33)를 영입했다. 최주환의 영입이 당초 구단 계획에 있었다면, 김상수 영입은 시장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한 결과다.

최주환은 4년 총액 42억 원(인센티브), 김상수는 2+1년 최대 15억5000만 원 계약이다. 키움과 트레이드 과정에서 현금 3억 원을 추가로 보냈으니 총 투자액은 60억5000만 원에 이른다. 내부 FA인 김성현(2+1년 총액 11억 원) 계약까지 합치면 이번 오프시즌에 71억5000만 원을 썼다.

김원형 신임 감독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줬다. 김 감독은 부임 당시 최주환 영입을 추진하고 있던 구단에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1순위가 최주환이고, 2순위는 어떤 방식으로든 투수 보강이었다. 프런트가 김 감독의 의사를 어느 정도 다 맞춰준 셈이다. 

두 선수의 보강은 기본적으로 기대 승수 추가라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 SK의 지난해 2루수 조정 공격 생산력(wRC+)은 69.5로 리그 9위였다. 반대로 최주환의 wRC+는 123.7에 이르렀다. 69.5가 123.7에 근접하게 바뀌기만 해도 2~4승 정도 추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주환이 2루에 확실히 자리를 잡으면서 나머지 자원들의 교통정리도 편해졌다. 군에 보낼 선수는 빨리 보낼 수 있고, 일부 선수들은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포지션 변경도 추진 중이다.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이야기다. 김상수의 가세는 확실한 필승조 요원의 확보는 물론 선수층 충원과 불펜 경쟁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김상수는 2019년 40홀드를 기록했고, 통산 38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예비 마무리도 확보했다고 할 만하다. 김상수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는데, SK전(14.73) 기록을 빼면 나머지 8개 구단 상대 평균자책점이 3.97까지 낮아진다.

팀 중간층을 강화하는 무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다시 이재원(32)이 주장 완장을 찬 상황에서 동기인 최주환 김상수가 추가됐다. 영입생들이 첫 시즌부터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단단해지는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다. 김상수는 키움에서 주장직을 역임했다. 불펜 리더로서의 몫도 기대된다. 최주환 또한 튀는 성격이 아니고 선수단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유형이다. 이들이 앞에서 이끌어주면, 한동민 문승원 박종훈 등 그 아래의 선수들도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를 완벽하게 바꾼 게 가장 큰 기대다. 지난해 9위까지 처지며 팀 내부에서는 패배 의식이 제법 있었다. “열심히는 했고 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는데… 자꾸 지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는 게 선수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그러나 외부 영입으로 뭔가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분위기를 이어 가는 것이다. 시즌 초반 성적이 확실하게 반등한다면, 2020년과는 완전한 단절로 이어질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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