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구단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정후(왼쪽)와 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들이 메이저리그(MLB) 도전에서 연거푸 쓴맛을 마셨다. 다만 이대로 명맥이 끊기는 것은 아니다. 잠재적 ‘MLB 대기타석’에 들어선 선수들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 

올해 MLB 진출에 도전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와 나성범은 나란히 만족할 만한 오퍼를 받지 못하고 행선지를 다른 곳으로 틀었다. 2020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로하스는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계약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절차를 밟았던 나성범도 마감 시한 내에 계약을 맺지 못하고 원 소속팀 NC로 돌아왔다.

로하스는 최근 3년간 계속해서 MLB 진출을 타진했다. 로하스는 MLB 경력이 없다. 트리플A 무대까지는 비교적 순탄하게 밟고 올라갔으나 MLB의 벽에 번번이 좌절했다. 자연히 큰 무대에 대한 동경과 꿈이 있었다. 올해는 적기로 보였다. KBO리그를 평정한 타격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 제안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로하스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지는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드러냈었다.

무릎 부상으로 도전 시기가 1년 밀린 나성범은 여러모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2년 전부터 꾸준히 MLB행에 도전했지만, 운동능력 저하에 대한 의구심과 더딘 이적시장 탓에 충분한 제안을 들어보지 못했다. 몇몇 구단이 관심을 보였으나 나성범 측은 선수의 가치를 심하게 깎는 헐값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성공적인 계약(4+1년 최대 3900만 달러)을 맺는 등 MLB의 KBO 관심은 전혀 식지 않았다. 많은 스카우트들이 ‘다음 타자’를 찾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선봉장은 이정후(23·키움)와 강백호(22·kt)다. 일찌감치 MLB 구단들이 많은 정보를 수집한 상태다.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앞으로 '성장 과정'을 계속 업데이트를 할 가능성이 있다.

내셔널리그 한 구단 스카우트는 두 선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간접 비교를 한 적이 있다. 이 스카우트는 “KBO리그를 더블A 수준으로 가정하면, 리그 정상급 선수들은 트리플A급, 그리고 최정상급 선수들은 MLB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정후 강백호는 어린 시절부터 이미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미국의 만 21~22세 선수들은 대다수가 싱글A, 기껏해 봐야 더블A에서 뛴다”고 설명했다. 일반적 유망주 나이 대비 한 단계 높은 레벨의 선수라는 것이다.

실제 김하성은 만 26세의 나이에도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샌디에이고 유망주 5위에 뽑혔다. 이정후와 강백호가 지금 기량으로 MLB 구단 산하에 있다면, 유망주 순위에서 ‘TOP 5’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상위 유망주들은 MLB 구단들이 애지중지한다. MLB 구단들이 두 선수를 괜히 눈여겨보는 게 아닌 셈이다.

문제는 이 기량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는 것이다. 수도권 구단 외국인 담당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바로 간 선수들을 보면 그 나이 때는 미국이나 북중미 선수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면서도 “결국 나중에는 여러 문제로 이들에 뒤처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정후 강백호도 MLB 무대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기량 발전이 필요하다.

외야수인 이정후는 결국 중견수 수비 소화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MLB에서 코너 외야는 강타자의 포지션이다. 이정후는 뛰어난 타격 능력을 가졌으나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아키야마 쇼고(신시내티)처럼 공·수·주에서 모두 준수한 능력을 가진 중견수는 충분한 대우를 받는다. 아키야마는 MLB에서도 수비 하나는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루로 자리를 옮긴 강백호는 역시 타격 생산력이 관건이다. 강백호는 중견수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렇다면 1루에서 장타력을 더 증강할 필요가 있다. 현재도 MLB에서는 강백호에 대해 “평균 이상의 힘을 가졌다”고 평가하는 만큼 타격 기술을 꼼꼼하게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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