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픽하이 미쓰라, 타블로, 투컷(왼쪽부터). 제공ㅣ아워즈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에픽하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대중들을 위로한다. 

에픽하이는 18일 온라인을 통해 정규 10집 파트 1 '에픽하이 이즈 히어 상' 쇼케이스를 열고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에픽하이는 지난해 3월 발표한 '슬립리스 인 블랭크' 이후 2년 만에 신보를 선보인다.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에픽하이는 그간 근황을 짧게 전했다. 타블로는 "에픽하이만 있는 독립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저희가 해야할 일이 늘어나 열심히 일을 했다. 해외에서 늦깎이 관심을 받아 해외 투어도 돌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았다. 집에서 하루도 돌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캠핑을 좋아했다는 미쓰라는 "코로나로 이후에는 작업실에서 작업에 매진했다"고 했고, 투컷은 "아이들이 온라인 스쿨을 하다보니 도와주느라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타블로는 "공연형 그룹이 앨범을 내는 것이 맞느냐라는 생각도 했다. 최근 방송국을 갔는데 유노윤호가 대기실에 찾아왔다. 오랜만이라 반갑다며, 비형도 형들도 나와 예전에 활발하게 활동한 그때가 떠오른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히려 지금 컴백한 것이 좋은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에픽하이가 여기 있다'라는 제목에서 에픽하이가 17년 넘는 긴 커리어 속에서 현위치를 지킬 수 있는 에픽하이의 다짐이 담겨 있다. 동시에 "이 세상에 날 이해할 사람은 없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의 곁을 지키겠다는 위로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 "앨범 재킷에 손글씨는 딸 하루가 해줬다"는 타블로는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겨울은 몸은 물론, 마음도 춥다고 생각했다. 따스함과 뜨거움을 줄 수있는 노래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2CD를 발표하게 된 이유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라고 밝혔다. 타블로는 "1편, 2편 모두 봐야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비유를 하고 싶다. 감히 마블 팬으로 이번 파트1 상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언젠가 발표될 파트2 하는 '어벤져스: 엔드 게임'으로 전하고 싶다. 그런 스케일은 아니고, 그런 식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내 얘기 같아', '로사리오'에 대해서는 에픽하이는 "헤이즈 피처링의 '내 얘기 같아'가 따뜻하다면, 씨엘과 지코가 피처링한 '로사리오'는 따스함을 넘어 뜨겁다"고 소개했다. 타블로는 타이틀곡에 대해 "이 두 곡을 들으면 유산소 운동같다. '로사리오'는 벤치프레스 같은 헤비한 유산소 운동이다"고 비유했다. 투컷은 이번 앨범 중 가장 애착가는 곡으로 두 타이틀곡을 꼽았다. 오전, 오후가 다르다는 투컷은 "오전은 '내 얘기 같아', 오후에는 '로사리오'다"고 밝혔다. 그러자 타블로는 투컷에게 "투컷은 17년간 꾸준히 이런 질문에 타이틀곡만 꼽더라. 마케팅인 것 같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미쓰라는 김사월이 피처링한 '라이카'라는 곡을 추천하며 "작년 한해 무기력했다. 올해만큼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들을 많이 담았으면 한다"고 했다. 타블로는 "정당방위를 추천한다. 우원재, 넉살, 창모가 피처링하고 코드쿤스가 트랙을 만들어줬다. 스트레스 쌓이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이 노래가 모든 분들을 대신해서 안전하게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노래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 에픽하이 미쓰라, 타블로, 투컷(왼쪽부터). 제공ㅣ아워즈

에픽하이 정규 10집 '에픽하이 이즈 히어 상'에는 타이틀곡 '로사리오' 피처링한 씨엘과 지코를 비롯해, 헤이즈, 창모, 넉살, 김사월, 우원재, 미소, 지소울 등 놀라운 피처링 라인업을 자랑했다.

타블로는 "협업 상대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를 고려한다. 무엇보다 완성도를 높여줄 상대를 찾는데 중점을 둔다. 모든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다. 피처링뿐만 아니라, 멜로디 메이킹, 가사 등도 계속해서 수정하면서 고민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앨범을 만드는 데 있어서 수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 어느 하나도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 비아이 피처링도 고민이 많았다고. 비아이는 마약 투약 의혹으로 2019년 팀을 탈퇴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비아이의 연예계 복귀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비아이 관련해 일각의 예상되는 반응에도 결과물을 수록한 이유에 대해서 타블로는 "비아이와 작업도 무게감 있이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도 비아이가 가장 완성도를 높여줬다"고 털어놨다.

비아이는 이번 앨범의 '수상소감' 피처링에 참여했다. 비아이와 함께 '수상소감'을 만든 투컷은 "곡 작업을 하면서 멜로디와 보컬을 하면 비아이가 하면 가장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범 막바지에 들어 트랙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니, 이 곡은 이 앨범에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아티스트들과 협업 과정도 공개했다. 특히 김사월이 피처링에 참여해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타블로는 "라디오를 할 때 김사월 노래를 많이 들었다. 위로를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목소리라고 했다. 에픽하이와 피처링은 생각도 못했다. 본인도 의외라고 생각하셨지만, 막상 같이 작업했을 때 왜 의외라고 생각했지라고 생각하셨다"고 고백했다.

또 '로사리오'를 피처링한 씨엘과 지코에 대해서는 "항상 같이 작업하고 싶은 분들이었다. 지코가 인터뷰에서 자기의 소원 중에서 하나가 씨엘과 작업하는 것이다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씨엘과 작업하면서, 지코도 같이 작업하면서 우리의 소원도 이루면 듣는 분들의 재미도 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입대 직전까지 저희 뮤직비디오까지 찍어주시려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다른 타이틀곡 '내 얘기 같아'를 피처링한 헤이즈에 대해서는 "가장 공감에 어울리는 보이스를 가진 분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잘 어울리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헤이즈가 녹음실에 오셨을 때 어떤 곡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바로 '내 얘기 같아'를 짚었다. 그런 만큼, 헤이즈를 위해 이 노래가 탄생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타블로는 에픽하이 피처링에 대해 "그 곡의 완성도를 제일 많이 생각한다. 곡의 정서를 생각하면서 잘 맞는 분을 찾으려 하는 편이다"고 정리했다.

에픽하이가 지금까지 위로와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중점을 둔 것에 대해 미쓰라는 "이것이 없다면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저희의 경험에 의해서 이 경험을 하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감과 위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전작에서는 타블로가 실제로 불면증을 겪고 있어서,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면 좋겠다고 해서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미쓰라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어떤 상황에서 오는 좌절감, 인간 관계의 어려움, 내가 해야할 일을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 등으로 공황장애 증상이 오더라. 그 일을 겪으면서 혹시 이런 마음의 병이나 이런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런데 작년 갑작스럽게 좌절감을 맞이한 한해라, 그런 상황을 위로할 노래를 담아내고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타블로는 "겪은 사람이 전할 수 있는 위로가 분명히 있다. 물론 겪지 않으면 좋겠지만, 겪은 사람이 위로로 바꿔 전달하면 어떠냐는 생각이 있어 가사로 담으려 했다"고 했다.

▲ 에픽하이 미쓰라, 타블로, 투컷(왼쪽부터). 제공ㅣ아워즈

에픽하이의 지금까지 18년 음악 행보에 대해 미쓰라는 "눈보다 마음이 호강하는 음악", 타블로는 "만들 때는 우리의 것, 내는 순간 듣는 분의 것이다. 듣는 분에 해석대로 바뀌었으면 한다", 투컷은 "음악은 인생. 이제는 음악을 한 시간이 안 한 시간보다 길어졌다. 저희 음악을 들어온 시간이 안 들으신 시간보다 긴 것 같다"고 했다.

에픽하이는 이날 정규 10집 쇼케이스에서 연신 코로나19 종식을 소망했다. 특히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관련한 에피소드를 전하면서도 이러한 마음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에픽하이는 지난해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재초청됐었다. 과거 LA 공연을 보러온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창시자와 우연히 식사를 하게 돼, 음악 이야를 나눴다가 이후 바로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무대에 오른 바 있다. 타블로는 "그 이후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창시자가 한국에 와서 또 식사를 했다. 당시 아티스트를 추천해달라고 해서, 두 팀정도를 추천했다. 또 저희 재초청 이야기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안전할 때 '코첼라' 무대에 오르고 싶다. 공연이 당연히 고프지만, 가장 기대하는 것은 사람들이 다시 친구들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공연도 보러 가는 2020년 전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얻고 싶은 성과에 대해서도 얼른 공연장에서 팬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계속 음악을 하고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는 에픽하이는 "빨리 상황이 나아져서 여러분과 땀 흘리면서 한 공간에서 뛰어놀 수 있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누군가에게 자랑할 수 있는 성적은 지나고 나면 기억도 안 난다"며 함께한 오랜 시간을 돌이키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에픽하이는 "그룹 활동을 하면서 보람 있는 순간은 초등학생이었다가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가는 팬들의 이야기를 볼 때, 초등학생이었던 팬이 어느 날 결혼한다고 했을 때"를 강조하며 "팬들과 20대, 30대를 함께하고 이제는 40대를 시작하는 시기다. 50대, 60대에도 팬들을 위해 위로하고 공감하고 노력하는 에픽하이가 되고 싶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