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민병헌(왼쪽)과 허문회 감독이 지난해 경기 도중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롯데 외야수 민병헌, 22일 뇌동맥류 수술
-지난해 아픔 참으면서 페넌트레이스 완주
-감독과 주장의 응원 “금방 회복하리라 믿어”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외야수 민병헌(34)의 수술 소식을 알렸다. 지병으로 안고 있던 뇌동맥류 수술이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을 따라 22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2017년 11월 롯데와 FA 계약을 맺고 둥지를 옮긴 민병헌은 이듬해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8년 타율 0.318 17홈런을 맹타를 휘두른 뒤 2019년에도 타율 0.304 9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13년 처음 달성한 3할 타율도 7년 연속으로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민병헌은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슬럼프를 겪어도 금방 털고 일어나는 오뚝이 기질이 강했지만, 페넌트레이스 내내 좀처럼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타율 0.233 2홈런이라는 민병헌답지 않은 기록으로 2020년을 마쳤다.

▲ 롯데 민병헌. ⓒ스포티비뉴스DB
그런데 해가 바뀐 후 그 이유가 최근 들어 앓고 있던 지병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그간 크고 작음 아픔을 꾹 참고 견뎌온 민병헌이지만, 최근 검사에서 수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롯데 관계자는 밝혔다. 결국 스프링캠프 합류를 2주 정도 남겨놓고, 민병헌은 수술대로 오르기로 결심했다.

역시 걱정이 가장 큰 쪽은 민병헌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다. 먼저 롯데 허문회 감독은 18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통화에서 “2019년 말 부임하면서 (민)병헌이의 지병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걱정이 앞섰지만, 병헌이가 주장으로서 묵묵히 버티며 1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견뎌줬다”고 말했다.

허 감독의 설명대로 민병헌으로선 쉽지 않은 1년이었다. 한창 롯데가 어려움을 겪던 2019년 7월 주장으로 선임된 민병헌은 지난 시즌에도 계속 주장 완장을 달았다. 지병이 있지만, 오히려 책임감을 키우기 위해서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아픔을 참고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했다는 자체가 대단할 뿐이다”면서 “사실 지난해 병헌이는 피로가 일찍 찾아오는 감이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휴식을 많이 취할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배려했다”고 그간 공개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허 감독은 “지금은 수술이 잘 되길 바랄 뿐이다. 병헌이가 쾌차해서 하루빨리 합류할 수 있기를 응원하겠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 롯데 전준우(왼쪽)와 민병헌. ⓒ롯데 자이언츠
같은 날 동료이자 선배 전준우(35) 역시 진심을 담았다. 전준우는 “병헌이가 아무래도 지난해 조금은 힘들어하더라. 그래도 주장으로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서 가교 노릇을 정말 잘해줬다”고 운을 뗐다.

전준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민병헌으로부터 캡틴 완장을 넘겨받았다. 후임 주장으로서 민병헌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큰 이유다.

전준우는 “내가 주장을 맡게 되면서 병헌이가 ‘형, 고생 좀 할 수도 있다’고 격려를 해주더라. 후배지만 참 고마웠다”면서 “병헌이는 평소에도 워낙 운동을 열심히 선수 아닌가. 회복도 금방 하리라고 믿는다. 병헌이 빈자리가 큰 만큼 빨리 병을 털고 일어나서 같이 뛸 수 있기를 기원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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