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에서 은퇴한 유재신은 두산 코치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누비던 외야수 유재신(34)이 은퇴 후 코치직을 택했다.

두산은 이달 8일 김주찬, 정병곤, 유재신 등을 코치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유재신은 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2016년까지 대주자 요원으로 뛰다 2017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됐다. 지난해 맷 윌리엄스 감독이 선임된 뒤로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유재신은 시즌 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유재신은 통산 516경기에 나갔는데 선발 출장은 80경기, 타석은 447타석에 불과했다. 2013년 염경엽 감독이 히어로즈에 취임한 뒤 선수들에게 세부 보직을 정해주면서 발 빠른 유재신에게 대주자를 맡긴 이후 그는 대부분의 커리어를 대주자로 쌓았다. 유재신은 통산 62번의 도루를 기록했다. 

'스포티비뉴스'와 연락이 닿은 유재신은 "두산에서 먼저 연락을 받았다. 어릴 때 아버지(유두열)가 코치를 하고 계셨고 선수 생활이 끝나면 코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다. 지난해 계속 2군에 있으면서 선수를 그만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서부터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지냈다"고 코치가 된 배경을 밝혔다.

유재신은 현역 생활을 돌아보며 "후회도 많이 남지만 어떻게 보면 운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하게 잘 풀릴 것 같으면 부상이 찾아왔다. 그래도 주루라는 장점이 있는데 염경엽 감독님이 대주자를 찾는 시기와 맞물려 1군에 계속 있었다. 대주자만 하면서도 오래 버텼다 하는 마음이 있다. 주전은 못 했지만 코치까지 하게 됐다. 주전 빼고는 다 해본 것 같다"고 말했다.

평생 대주자를 준비했던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 중 하나는 2018년 10월 4일 인천 SK전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기록한 만루홈런이다. 이는 유재신의 프로 데뷔 처음이자 마지막 홈런이기도 했다. 유재신은 "내야수, 외야수, 우승도 해보고 1루타, 2루타, 3루타 다 쳐봤는데 홈런은 쳐보고 은퇴하고 싶었다"며 짜릿했던 손맛을 되새겼다.

이제는 현역 시절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할 차례. 유재신은 "생각해보면 나는 2군에 있을 때도 도루하는 재미를 느꼈다. 요즘은 도루를 중요시하는 선수가 많지 않지만 2군 선수가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확실한 재능이 2가지 이상은 있어야 한다. 대수비가 도루를 할 수 있으면 가치가 높아지고 여기에 타격까지 되면 주전 확률이 높아진다. 어린 선수들이 그렇게 되게끔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2군에 있더라도 투수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를 하는 것이 몸에 배야 1군에서도 할 수 있다. 그런 기본기를 강조하고 싶다. 무엇보다 도루는 많이 뛰어봐야 몸으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뛸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아직은 코치로서 어린 편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야구장 안팎의 고민을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친근한 코치가 되고 싶다"고 코치로서 목표를 밝혔다.

리그의 대표적인 홈런타자였던 아버지. 그러나 반대로 발 빠른 것 외에 다른 재능을 살리기 어려웠던 자신의 환경. 유재신은 어렸을 때부터 야구의 모든 희로애락을 몸으로 체감하며 깨닫고 자랐다. 이제 지도자가 되는 유재신이 두산 2군 유망주들의 잠재력 폭발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제보>gyl@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