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투수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건곤일척. '운명과 흥망성쇠가 걸려 있는 단 한 판'을 뜻하는 말이다.

FA 투수 양현종(33)은 현재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달 20일을 자체 협상 마감 기한으로 정했던 양현종은 이날 오전 KIA 타이거즈 구단에 "열흘만 더 시간을 달라"며 메이저리그 연락을 계속 기다리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양현종은 KBO리그에서 모든 것을 다 이뤄본 투수다. 2017년 리그 다승왕(20승)에 오르며 팀의 우승을 이끈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MVP, 시즌 MVP를 석권한 뒤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3차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고 2015년, 2019년에는 리그 평균자책점 1위(2.29)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양현종에게는 아직 못 다한 꿈이 있다. 바로 해외 리그 진출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로서 세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고 싶은 마음을 수 년째 접지 못하고 있다. 조계현 KIA 단장은 "선수 출신으로서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은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20일까지 메이저리그 구단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이 요원한 스플릿 계약 외에는 별다른 기별이 오지 않았고 결국 조건을 내려놨다. 양현종 측 관계자는 20일 "40인 로스터만 보장된다면 마이너리그에만 있더라도 금액, 기간 상관 없이 무조건 도전해보고 싶다 한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기다리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위 관계자는 "그 순한 선수가 '제 꿈입니다'라고 단호하게 이야기를 했다. 일단 가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하면 그때 인정하겠지만 가보지도 못하는 건 평생 야구 인생에서 후회가 남을 것 같다고 한다. 그래도 2월 중순까지 기다려볼 수 있지만 KIA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1월 30일을 데드라인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이제 조금씩 베테랑 선수들이 단년 계약을 맺으며 FA 시장이 '결빙'과 '해빙' 사이를 오가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야 언제 어떻게든 데려갈 팀이 있겠지만 양현종은 백업 FA 선수들 사이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간절한 꿈 하나를 안고 야구 인생 마지막 도박을 걸 양현종의 '열흘'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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