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준플레이오프 당시 만원관중이 들어찬 사직구장 풍경.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여파가 우려대로 해를 넘겨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KBO리그 역시 그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20일 “구단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계열사 캐피탈로부터 50억 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통상적인 절차는 아니지만, 지난해 수입이 줄어든 부분이 있어 이를 융통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으로 대출을 택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다수 KBO리그 구단들은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먼저 모기업 지원금이나 계열사 광고비를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입장 수입과 마케팅 수익, 중계권료 등으로 남은 공란을 채운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의 기본 수익 구조다.

최근 들어 모기업 지원금과 계열사 광고비를 줄이고, 자체 마케팅 수익을 늘리는 자구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당장의 흑자 전환은 아직 어려운 현실이다.

▲ 지난해 무관중 경기가 진행된 사직구장 전경. ⓒ곽혜미 기자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모든 구단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맞닥뜨렸다. 관중 입장이 대폭 감소하면서 관련 수입이 크게 줄었고, 국내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지원금과 광고비 역시 줄어들 처지가 됐다. 결국 10개 구단은 현재 허리띠를 졸라맨 채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982년 원년부터 KBO리그로 뛰어든 롯데도 예외일 리는 없었다. 롯데 역시 모기업 지원금과 계열사 광고비, 입장 수입, 마케팅 수익 등으로 1년 예산을 편성한다. 그런데 이 구조가 흔들리면서 올 시즌 운영을 앞두고 고심하게 됐고, 결국 비교적 낮은 금리로 대출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당장 현금이 들어갈 곳이 많다는 점도 작용했다. 롯데는 2월부터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해외 전지훈련이 취소돼 여유는 생겼지만, 기본적인 지출액은 상당하다. 또, FA 이대호와 협상도 진행 중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적지 않은 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대출 용도를 밝힐 수는 없지만, 구단 운영을 위해 필요한 금액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당장 구단 운영이 위태로운 정도는 아니다. 극심한 재정난 역시 사실과는 다르다.

롯데 관계자는 “실제로 마케팅이나 광고와 관련된 현장 상황은 좋지 않다. 그러나 일각의 걱정처럼 스프링캠프가 차질이 빚어질 리는 없다. 계획대로 일정을 잘 준비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KBO리그 전체가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임은 틀림없다. 탄탄한 모기업을 지닌 구단조차 대출을 택해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KBO리그를 뒤흔든 코로나19의 여파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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