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에도 에이스의 무게를 짊어져야 할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프시즌 이슈에서 밀려나는 듯했던 토론토가 단번에 주도권을 되찾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외야 최대어였던 조지 스프링어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반대로 선발 대어 추가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류현진(34) 어깨에 걸린 부담감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들은 20일(한국시간) 토론토와 조지 스프링어가 6년 계약을 맺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규모는 1억5000만 달러다. 현 시점까지 올해 FA 시장에서 1억 달러가 넘어가는 첫 계약이며, 토론토 구단 역사에서도 최대 규모 계약(종전 2006년 버논 웰스 7년 1억2600만 달러)이다.

토론토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돈을 써 전력을 보강하겠다”는 명확한 방침을 밝힌 몇 안 되는 구단이다. 그러나 정작 1월 중순까지 이렇다 할 보강이 없어 현지에서의 압박이 심했다. 하지만 구원왕 출신인 커비 예이츠와 1년 550만 달러에 계약한 것에 이어 스프링어까지 보강하며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

토론토는 내야에 전도유망한 선수들이 넘치는 반면 외야가 약점이었다. 스프링어는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선수로 뽑힌다. 불안한 불펜에도 예이츠가 가세하며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났다. 

현지 언론들은 토론토가 추가적인 지출을 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선발 보강도 여전한 숙제다. 그러나 스프링어에 1억5000만 달러를 쓴 만큼, ‘또 하나의 대어’ 트레버 바우어와 계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다. 바우어는 이번 오프시즌의 선발 최대어로 5년 기준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예상된다. 

2·3선발급 선수의 보강은 있을 수 있겠으나 류현진의 ‘에이스’ 호칭을 위협할 만한 선수가 영입될 것이라 보기는 어려운 흐름이다. 혹은, 3루나 다른 포지션을 먼저 보강할 경우 선발 보강 과제를 내년이나 트레이드 시장으로 미룰 가능성도 있다. 결국 류현진이 무게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네이트 피어슨이라는 최고 유망주가 있지만 MLB에 완전히 자리를 잡는 시기는 2022년이 될 전망이다. 올해 어떤 성적을 낼지는 알 수 없다. 3~5선발 자원은 양적으로는 풍부한 편이나 질적으로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토론토는 지난해 류현진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4번에 불과했다. 류현진이 홀로 7번을 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장기 레이스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선발진의 무게고, 포스트시즌은 말할 것도 없다. 스프링어의 영입으로 타선 및 수비의 짜임새가 좋아진 건 사실이나 토론토의 선발진은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만약 여기서 류현진이 흔들리면 어려운 시즌이 될 수밖에 없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반대로 토론토가 그만큼 류현진을 믿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토론토의 운명은 여전히 류현진이 쥐고 있는 모양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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