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허가서를 기다리고 있는 윌머 폰트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2021년 외국인 라인업을 가장 빨리 완성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속전속결로 끝냈다. 2020년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하며 시즌을 망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제이미 로맥과 재계약한 가운데 윌머 폰트와 아티 르위키가 새로 영입됐다. 일찍 결정한 만큼 까다로워진 취업비자 문제도 손쉽게 마무리했다. 그런데 로맥과 르위키, 그리고 브랜든 나이트 어드바이저가 지난 16일 입국한 것이 비해 폰트는 아직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서류 작업 하나가 꼬인 탓이다.

폰트는 취업비자를 이미 받았다. 입국의 사전 필수 절차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도 모두 마쳤다. 음성이 나왔고 비행기 티켓까지 끊었다. 그러나 미 이민국의 ‘여행허가서’가 제 시간에 나오지 않아 문제가 됐다.

폰트는 베네수엘라 국적이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며 계속 미국에 거주했다. 가족도 모두 미국에 살고 있다. 이런 경우 대개 영주권을 신청한다. 그런데 영주권이 아직은 나오지 않았다. 영주권이 없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의 제약을 없애려면 해외여행허가서가 있어야 한다. 이게 걸림돌이다. SK 관계자는 “허가서 없이 출국하면 영주권이 취소되고, 심지어 향후 미국 재입국도 불허될 수 있다”고 불가피한 사정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늦게 한 것도 아니다. 1월 중순 입국을 미리 계획하고 11월에 신청을 했는데 아직 무소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민국 행정이 더디게 흘러가는 탓이다. 실제 다른 구단 선수들도 아직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입국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작업은 현지에서 폰트의 에이전트가 진행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지난 주 정상 합류가 무산됐을 때 폰트의 에이전트는 ‘이번 주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SK도 비슷한 사례인 타 구단의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주에는 허가가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늦어지는 절차에 애를 태우고 있다.

SK도 후속 대응에 들어갔다. 현재 로맥과 르위키, 그리고 나이트 어드바이저는 팀의 1차 전지훈련지인 제주도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이들은 2주간 문제가 없으면 2월 1일부터 정상적인 캠프 참가가 가능하다. 당초 폰트도 이들과 같은 격리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제는 별도의 격리지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폰트 때문에 나머지 인원들의 격리 해제가 늦어질 수 없으니 당연한 조치다.

그래도 긍정적인 건 현지에서의 소식이다. 폰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차분하게 몸을 만들었다. 현재 컨디션 또한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폰트는 “훈련 내용이 아주 만족스럽다”는 뜻을 SK에 전했고, SK도 폰트 측과 계속해서 의사소통을 하며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신입 외국인 연봉 상한선(100만 달러)을 꽉 채운 폰트는 SK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50㎞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은 움직임까지 좋다. 3년 전에는 이적료만 100만 달러였던 선수로 많은 구단들이 눈독을 들인 투수이기도 하다. SK의 올 시즌 운명을 쥔 사나이가 언제쯤 동료 앞에서 선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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