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크 애런.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베이브 루스를 제치고 30년 동안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타자의 자리를 지켰던 행크 애런(86)이 23일(한국시간) 세상을 떠났다. MLB.com은 그를 "빈곤과 인종차별을 극복한 인물"이라며 추모했다.

애런은 195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976년 은퇴할 때까지 네 번의 홈런왕(1957, 1963, 1966, 1967)을 차지하며 역대 홈런 2위(755개)에 위치한 전설적인 강타자다. 배리 본즈(762개)가 은퇴 시즌인 2007년 8월 8일 애런을 넘어 1위에 올랐다.

인종차별 속에서도 데뷔 시즌과 은퇴 시즌을 제외하고 21년 연속으로 올스타에 뽑혔고, 처음 홈런왕에 올랐던 1957년에는 내셔널리그 MVP에 선정됐다. 통산 타점 2297개는 아직도 역대 1위다.

MLB.com은 23일 "애런은 1982년 97.8%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당시 애런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선수는 98.2%의 지지를 받은 타이 콥(1936년)이 유일했다. 2002년에는 대통령 훈장을 받았다"며 그의 업적을 돌아봤다.

▲ 행크 애런 동상.
그는 1974년 4월 8일 715호 홈런을 터트려 루스를 제치고 역대 최다 홈런 타자가 됐다. '살해 위협'을 극복하고 인종차별에 맞서 통쾌한 대포를 날린 순간이다.

1973년 시즌을 마친 뒤 그는 수많은 협박 편지를 받았다. 인종차별이 팽배했던 시기다. '백인' 루스가 세운 기록을 '흑인' 애런이 깨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었다. MLB.com은 "더그아웃에서 총을 맞을까봐 애런 옆은 비어있다는 농담이 있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런이 루스를 넘어섰을 때, 사람들은 총성이 아닌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애런이 데뷔부터 은퇴까지 뛰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23일 성명서에서 "선수로, 은퇴한 뒤에는 선수 육성에서 우리 구단의 등대와 같은 존재였다. 애런은 놀라운 재능과 의지로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이면서 동시에 겸손한 마음을 지킨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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