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정. 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OCN '경이로운 소문'은 '배우' 김세정(25)을 다시 보게 했다.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OCN 개국 이래 최고 히트작에 등극한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잡는 국수가게 카운터들의 활약을 그린 작품. 김세정은 탐지력과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출중한 비주얼 담당 카운터 도하나로 분해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다. 도하나는 아픈 가족사를 뒤로한 채 악귀 잡기에 골몰하는 외로운 캐릭터였다. 2016년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최종 2위를 차지하며 데뷔,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구구단으로 활동하는 내내 밝고 건강하고 개구진 모습으로 해피 바이러스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세정에겐 낯선 얼굴이었다. 미소조차 아껴 짓는 그녀는 거침없는 액션 담당이기도 했다. 옥자연과 맞붙은 엘리베이터 액션신의 박력은 신선한 충격으로 남아 있다.

24일을 끝으로 16부의 막을 내린 '경이로운 소문'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 속에 시즌2 가능성이 높다. 아직 많은 이야기가 풀리지 않은 김세정의 도하나도 마찬가지다. 대중적 성공과 배우로서의 재평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김세정은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다"며 '경이로운 소문'과 작별하는 소감을 밝혔다.

-'경이로운 소문' 종영 소감이 어때요?

"이번 드라마는 이상하게도 끝이 났는데도 크게 슬프지 않았어요.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꼭 시즌2가 아니더라도 카운터들 그리고 감독님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거니까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삿말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어요."

-'경이로운 소문'이 시청률 10%를 넘기며 OCN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는데, 소감이 어때요?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노력과 행복이 맞닿는 순간이 많지 않은데, 행복하게 노력한 만큼 결과까지 따라와 줘서 더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욕심이 있다면 한동안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 김세정. 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도하나를 연기할 때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요? 또한 도하나의 매력은?

"그건 그냥 하나의 성격인 거지, 어둡고 칙칙한 아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그 성격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은 어두울 수 있어요. 하지만 성격이 되고 나면 어두움이 자연스럽게 종종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카운터들 앞에서만 무너지는 감정을 드러내며 아이가 되고 마는 하나, 사실 하나는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이고, 겉으로만 센 척하는 여린 아이라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과 명대사를 꼽는다면요?

"스스로 연기한 장면을 뽑기에는 좀 그렇지만 (웃음) 아무래도 제가 연기했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언니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장면인데요.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저 장면을 찍기 전, 동생이 죽는 장면을 먼저 찍었어요. 가족들이 죽고 동생을 붙잡고 우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찍고 나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을 정도로 감정이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인지 동생을 보자마자 리허설부터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원래 생각했던 연기 스케치가 있었는데, 오히려 자연스럽게 감정들이 울컥울컥 올라와서 스케치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우리 하영이(동생)가 잘해준 덕분이겠지만요."

-엘리베이터 액션, 발차기 등 고난도 액션신이 많았죠. 하사날(하나는 사람을 날려요), 액션 배우 등 수식어를 얻기도 했는데 액션 촬영은 어땠어요?

"액션 장면이 있는 날은 가장 설레는 날. 물론 액션 장면을 찍는 날은 대기도 길고 체력도 지치긴 하지만 그날 얼마나 제가 성공해낼지는 그날의 연습과 차분함 그리고 습득력이 판가름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가서 몸을 충분히 풀고 합을 안무 외우듯 외운 뒤 선생님 없이도 몸을 계속 움직여 봐요. 그런 뒤에 촬영에 들어가면 더 속(감정)을 눌러요. 차분해질 수 있도록, 흥분하지 않도록.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어요.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아 액션 재밌다. 계속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도하나 스타일을 정리하자면? 어떻게 스타일을 만들고 또 유지했는지.

"나이는 어리지만 상처받아 늘 거리를 두는, 그러다 손 내밀면 슥 다가와 주는 여린 푸들 같아 보였으면 했어요. 또 본인도 모르게 신날 때는 방방 뛰다가 차분할 땐 도도하게 걸어 다니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죠. 작은 체구 탓에 이빨을 드러내 보이다가도 기력이 빠져 가만 앉아 있을 때는 도도하고 예쁜 귀여운 강아지처럼요."

▲ 김세정. 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경이로운 소문' 그리고 도하나는 배우 김세정에게 어떤 의미를 남겼나요?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 기대하는 걸 멈춰버린 친구였어요. 사실 김세정도 그랬어요. 어느 순간부터 상처받기 전까지의 기대와 꿈만 꾸고 있는 저를 봤고, 그런 나를 어떻게 다시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때에 꿈꿔도 된다고 두려워 말라고 지금까지도 멈춘 게 아니라 계속 걷고 있었다고, 잘해왔고 잘할 거라고요. 수 많았던 실패와 실수가 아닌 긴 여정 중 과정이었고 그 끝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늘 그랬던 것처럼 꿈꾸고, 두려워 말라고, 앞으로도 길고 힘들지라도 언젠간 이뤄질 거라고요. ‘경이로운 소문’은 하나도 세정이도 성장시켰어요."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도하나를 연기한 자신에게 몇 점을 주고 싶은지.

"음.. 이름과 학과만 적어서 제출해도 받을 수 있는 기본 점수가 10점이라면 10점이라고 점수를 매기고 싶어요. 제대로 된 시험은 이제 시작이라고 느끼거든요. 이번 드라마에서 많이 느끼고 배웠어요. 그 덕분에 저는 맘껏 발표하며 뛰어놀 수 있었고요. 아직 점수를 매기기엔 이번 현장은 신나는 수업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준비할게요."

-시즌2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김세정이 도하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아직 시즌2에 대해 정확한 답을 드리긴 어려워요. 다만 현실화가 된다면 아마 모든 배우들이 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배우들을 포함해 스태프분들까지 모두 정말 좋았기 때문에 이 멤버들이 함께 간다면 다같이 하고 싶어 할 것 같아요. 시즌2에서 도하나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실 지금과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시즌2에서는 남들에게는 똑같이 차갑지만 카운터들에게만큼은 차가움 속 따뜻함이 나오는 하나의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애정을 갖고 활동하던 구구단이 해체하면서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클 것 같아요. 김세정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영향을 미쳤다기보단 나 자신을 정리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아마 다시 노래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연기로 달리고 노래로 쉬고, 노래로 달리고 연기로 쉬고. 일을 쉼으로 느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계속 달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 김세정. 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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