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하는 가운데 민경삼 대표이사(오른쪽에서 두 번째), 류선규 단장(맨 오른쪽)은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SK 와이번스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기존 와이번스 프런트를 그대로 승계할 예정이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러운 인수 과정에서 조직의 안정성을 도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복수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26일 중 SK텔레콤과 야구단 매각에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맺는다. SK텔레콤은 야구단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KBO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2021년부터 신세계 혹은 신세계 산하 브랜드의 이름으로 리그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명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들은 매각 대금은 1000억 원대 중반에서 후반이고, 2000억 원을 넘기지는 않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야구단 인수를 이끌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유통 공룡’인 신세계그룹은 유통과 타 방면 분야의 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 창출을 노리고 있다. 정 부회장이 근래 들어 수많은 사업들을 진두지휘하며 몇몇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도 했다. 이번에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단 인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대개 야구단이 새 주인을 찾으면 새 주인의 의지를 반영한 인사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다만 당장 와이번스 야구단 내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최종 합의와 별개로 실무진들은 이미 지난 주말 양측이 대략적인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사실상 매각 합의에 도장을 찍었다. 이 공감대에는 현재 와이번스 프런트 및 코칭스태프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시즌이 코앞에 닥친 상황을 고려해 조직에 급격한 변화를 주지는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자진 사임이 아니라면 민경삼 대표이사, 류선규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는 그대로 승계될 예정이다. 김원형 감독의 2년 임기도 보장되고, 자연히 코칭스태프 변화도 없을 전망이다.

민경삼 대표이사와 류선규 단장은 2020년 시즌 막바지 또는 종료 후 취임해 팀의 성공적인 오프시즌을 이끌었다. 이미 김원형 감독과 단기적으로는 2021년,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2022년까지 청사진을 함께 그린 만큼 수뇌부 변화는 야구단의 안정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 신세계그룹도 야구단을 처음 운영하는 만큼 20년 넘게 호흡을 맞춘 민 대표이사, 류 단장을 재신임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한편 야구단은 이번 인수 과정을 철저하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있었다. SK 고위층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 조직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도 해당 사안을 아는 인사는 극소수였다. 회장단 멤버 대다수가 이번 와이번스 매각 소식을 듣고 놀랐다”면서 “모기업인 SK텔레콤 일반 사원들도 25일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야구단 프런트 또한 25일 오후에나 해당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매각에 야구단 조직 분위기가 급격하게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이 현재 조직을 유지하면서 안정을 도모하고, 점진적으로 색깔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신세계그룹도 인수․합병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한 만큼 굳이 역효과를 낼 수 있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시즌을 코앞에 두고 그룹에서 야구단으로 파견되는 인원도 당장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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