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효근 ⓒKBL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송승민 영상기자] 정효근(인천 전자랜드)에게 이번 시즌은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올 시즌 전자랜드의 마지막 시즌이다. 개막을 앞두고 전자랜드는 KBL에 '2020-2021시즌까지만 팀을 운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정효근은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시즌을 위해 달리고 있다. 최근 상무(국군체육부대) 제대 후 전자랜드 생활에 적응하면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첫 복귀전 때 관중들이 계셨다면 엄청나게 떨려서 부진했을 것 같다. 근데 관중이 없다 보니 약간 연습 경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부담감이 적었다"라며 "그러나 긴장하고 못 해도 되니깐 관중분들이 하루빨리 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전자랜드는 2020-2021시즌 1라운드서 7승 2패로 리그 전체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이후 기세를 잃으면서 17승 16패로 리그 6위를 기록 중이다.

정효근은 "전역이 3~4개월밖에 남지 않았을 때 팀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부담감이 정말 컸다. 운동을 해도 모자란 느낌이었다. 내가 1위 팀에 복귀해서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돌아와 팀이 지면 모든 패배의 원인이 내가 될 것 같았다"라며 "그런 부담감을 느끼는 와중에 팀 순위가 서서히 내려왔다. 사실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있긴 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그는 3경기서 평균 24분간 12.0점 4.7리바운드 3.0어시스트 1.7블록 3P 37.5%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득점과 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블록 모두 커리어 하이다. 

그는 "블록이 제일 마음에 드는 기록이다. 득점과 어시스트에 욕심을 부리다 보면 내 플레이에 욕심이 표출된다. 그러면 팀 시스템이 무너진다. 블록은 팀에 도움이 되는 기록이다. 경기당 1.5개씩은 나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정효근의 영향력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김낙현이 국가대표 경기를 위해 2월에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부담감은 많이 느끼고 있다. 더 부담감을 느낀다고 해서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김낙현의 차출로) 공백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팀에 (박)찬희형과 (정)영삼이형도 있고, 충분히 (김)낙현이의 역할을 커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정효근 ⓒKBL
2014-15시즌 전자랜드로 데뷔한 정효근이 마지막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군대에서 내가 상병일 때 팀이 마지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프로선수에게 연봉은 그 선수의 자존심이다. 선수가 내세울 수 있는 게 연봉밖에 없다. 그러나 그 부분에서 우리 팀이 항상 잡음이 많았다"라며 "새로운 회사가 들어오면 그 부분은 나아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신인 때부터 몸담았던 팀이다. 회장님이 많은 노력으로 전자랜드라는 팀을 이끌어왔다. 그 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하니, 내 첫 팀이 사라진다는 아쉬움과 서운함이 있다. 시원섭섭한 감정이 교차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효근은 반전을 선물하겠다는 목표를 언급했다. 특히 그는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언급했다. 극 중 '드림즈'라는 팀은 해체 위기를 맞는 등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매각이 된 뒤 결국 코리안 시리즈에 올라 싸운다. 전자랜드도 마지막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전자랜드가 올해 마지막 시즌이다. 성적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없을 것이다. 우승, 준우승할 거라고 기대하는 팬분들은 솔직히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희망일뿐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의 매력은 반전이다. 우리가 반전을 만들어내서 드라마 '스토브리그 2' 농구 편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팬분들에게 반전을 선물해주고 싶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송승민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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