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히트엔터테인먼트 CI.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업계 천하통일 행보에 속도를 붙인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운영하는 K팝 경쟁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양수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또 다른 공룡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자회사 YG 플러스에도 70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전략적 협업을 시작한다. 

1, 2위 K팝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었던 네이버 브이라이브, 빅히트 위버스는 경쟁 구도를 끝내고 손을 잡는다. 양측은 불필요한 경쟁 대신 두 서비스를 통합한 팬 커뮤니티 론칭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높이자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연말 브이라이브 다운로드수는 1억 건을 돌파했고, 실사용자는 3000만 명에 달했다. 위버스의 경우 1700만 건 다운로드수, 실사용자수 470만 명을 기록했다. 실사용자만 해도 대한민국 인구수에 비견할만한 4000만 명에 달하는 거대 플랫폼이 탄생할 예정. 양측은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슈퍼스타로 키운 빅히트의 노하우와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손꼽히는 네이버의 기술 역량으로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K팝 팬들을 한 데 모을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위버스를 운영하는 빅히트 자회사 비엔엑스에 총 4118억 원, 49%의 지분을 투자한다. 비엔엑스는 네이버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해 사명을 위버스 컴퍼니로 변경하기로 했다. 신규 플랫폼명, 론칭 시기 등 세부 사항은 아직 미정이다. 

YG와 전략적 협업도 눈길을 끈다. 빅히트는 비엔엑스의 400억 원을 포함해 YG 자회사 YG 플러스에 70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YG 플러스가 담당해 온 블랙핑크 등 아티스트 팬클럽 관련 사업은 앞으로 위버스를 통해 진행된다. YG 플러스는 방탄소년단, 세븐틴, 여자친구 등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의 음반·음원 유통 및 MD 사업을 맡는다. 

K팝을 대표하는 보이그룹, 그리고 걸그룹을 보유하고 있는 양사의 만남은 매우 이례적이다.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슈퍼스타로 이끈 빅히트가 글로벌 원톱 걸그룹으로 꼽히는 블랙핑크를 보유한 YG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업으로 블랙핑크 등 YG 아티스트들이 위버스에 입점하고, 나아가 빅히트와 네이버가 만들 새로운 K팝 플랫폼에도 합류할 것이 가시화 된다. 

빅히트는 세븐틴, 뉴이스트 소속사 플레디스,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 지코 소속사 KOZ엔터테인먼트 등을 연이어 품에 안으며 멀티 레이블 체제인 빅히트 레이블을 구축했다. 또한 자체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동시에 자체 플랫폼에 타사 아티스트들까지 입점시키면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빅히트 플랫폼 안에서 모든 것을 구현하겠다는 빅히트의 방향성이 충실히 시스템화 되고 있는 것이다. 

▲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제 빅히트는 아티스트 IP에 이들을 사랑하는 팬들이 결집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까지 무섭게 영역을 확장하며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식에서 "빅히트는 올해 15주년이 됐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하는 방향으로 지속적 성장을 이뤄나가겠다"며 "빅히트는 최선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될 것"이라고 한 방시혁 의장의 자신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경쟁사나 마찬가지였던 YG에 거액을 투자하고, 네이버와 손을 잡고 경쟁 플랫폼까지 끌어 안는 빅히트의 행보는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모델을 바꿔나가고 있다.  IT·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메가 딜'을 이룩한 빅히트의 다음 행보가 무엇일지도 주목할만 하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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