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불펜피칭에서 좋은 컨디션을 선보인 김광현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 “확실히 레벨이 다르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6일 SK의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 야구장에서 첫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이날 김광현은 34개의 공을 던졌고, 패스트볼 비중이 70% 정도였다. 말 그대로 가볍게 몸 풀기였다. 그러나 인상은 강렬했다. 김광현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한 투수는 “레벨이 다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동료들이 본 김광현 피칭의 특이점은 투심패스트볼. 김광현은 오랜 기간 포심패스트볼-슬라이더의 투피치 유형의 선수였지만, 팔꿈치 수술 이후 자신의 스타일을 많이 바꿨다. 여전히 주무기는 슬라이더였지만 투심성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를 더 많이 던지며 구종 다변화에 나섰다. 이는 결과적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MLB 스카우트는 서른의 나이에도 계속해서 발전하는 김광현의 확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곤 했다.

실제 야디어 몰리나는 지난해 결정적인 순간 슬라이더가 아닌 커브를 주문해 재미를 많이 보기도 했다. 그런 김광현은 더 완성형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동료들이 감탄한 투심은 그 증거였다.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소폭 빠르다. 지난해 김광현은 베로비치 SK 캠프에서 총 네 차례 불펜피칭을 했다. 베로비치 네 번째 불펜피칭의 투구 수는 40개였다. 그런데 올해는 시작부터 34구를 던졌고 지난해보다 몸 상태가 더 올라온 상황에서 이를 소화했다. 겨울 내내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무리하는 것은 아닌 수준이다. 지난해와 일정 차이가 있다. 지난해에는 베로비치에서 머물다 곧바로 팀의 스프링 트레이닝이 열리는 주피터로 이동했다. 올해는 한국에서 훈련을 하다 미국으로 떠난다. 시차적응 및 컨디셔닝 문제를 생각하면 적당한 수준에서 첫 불펜피칭을 마친 셈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김광현은 12일쯤 출국할 예정이다. 최소 두 번 정도 더 불펜피칭을 소화한 뒤 미국으로 떠날 수 있다. 실제 김광현은 출국 직전까지도 운동 일정을 짜는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년차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엿볼 수 있다. 출발은 아주 좋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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