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호' 송중기.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4년 만의 영화, 그리고 도전. 배우 송중기가 돌아왔다.

송중기는 한국영화 최초의 우주SF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 제작 영화사비단길)의 주역이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무엇보다 한국영화 최초의 우주SF영화로 제작 단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송중기는 '승리호'의 주연이자 가장 먼저 '승리호' 프로젝트에 승선해 조성희 감독과 고락을 함께 한 주역이기도 하다.

'승리호'는 당초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둔 제작비 240억의 대작으로 주목받았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개봉을 수차례 연기하다 결국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지난 5일 첫 공개 이후 연속해 넷플릭스 스트리밍 전세계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중기는 "기사를 많이 봤는데 뭐가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전세계 26개국 1위를 했다고 하니 우리영화 이야기가 맞나 싶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주변에서 문자를 많이 준다. 반가웠던 사진이 있었다. 캠핑장에서 가족들이 넷플릭스 켜 놓고 '승리호'를 시청하고 계시더라. 집에서 캔맥주에 치킨으 하시며 '승리호'를 보는 사진이 감사하더라"라며 "그런 사진을 보면 많이 보고 계시구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극장 개봉을 할 수 없었던 아쉬움에 대해서는 "저는 큰 사운드, 큰 화면에서도 봤다. 노트북으로도 봤다. 둘 다 경험을 했다. 특별한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저도 워낙 평소에 쉬는 날이나 넷플릭스를 워낙 많이 보는 편이다. 시대가 그만큼 바뀐 것 같다.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송중기는 또 "영국 홍콩 콜롬비아에서도 봤다는 문자를 받으며 기분이 좋더라. 가장 드는 생각은 혼란스러운 시기에 대중에게 작품을 공개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면서 "모든 것을 만족시키며 살 수는 없다. 공개된 것만으로도 눈물난다"고 덧붙였다.

▲ '승리호' 송중기. 제공|넷플릭스
송중기는 도전을 거듭하는 배우다. 판타지 로맨스 영화 '늑대소년'(2012),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군함도'(2017) 등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 '아스달 연대기'(2019) 등 한국 콘텐츠의 도전이나 다름없는 굵직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영화 최초의 우주SF '승리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송중기는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장르를 많이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꾸준히 있었다"는 송중기는 "저는 안 해봤던 장르라 잘 됐따 싶은 마음이 있었다. 주변에서는 과감하게 선택한다고 하는데 저는 과감한지 모르겠다. 끌리는 것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한국 컨텐츠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책임감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제가 한국영화나 드라마의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할 정도의 그릇이 큰 사람인지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으며 "그냥 결과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변태'라고 한다. 왜 고생하는 것만 하냐고"라며 "저는 그냥 본능적으로 끌려서 하는 거다. 워낙에 장르 욕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제가 했던 것을 또 하고 싶어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그런 말을 많이 듣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장르만이 도전이 아니다. '승리호'는 송중기가 처음으로 아버지를 연기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승리호'에서 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최고 실력의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았다. 태호는 어린 딸 순이와 아픈 사연을 지닌 아빠이기도 하다.

송중기는 "처음에는 어려웠다. 시작할 때 단순하게 접근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딸 가진 아빠 역할을 안 해봤는데, 실제로 경험을 안 해봤는데 어떻게 표현하지? 대중이 내가 아빠 역할을 맡았을 때 날 받아들여줄까? 그런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는 정작 아빠 역할을 한다는 데 1도 고민이 없었다. 안했던 것이라 신났는데 막상 하다보니까 어떻게 표현해야히 하니 막막하더라"라며 "잘못 접근했었는데, 막상 촬영 들어가서는 조성희 감독, 유해진, 김태리, 진선규와 이야기를 나누며 풀렸다"고 설명했다.

송중기는 "태호는 그대로였는데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가득 차서 막혔던 것 같다"며 "태호는 잠깐 정체된 것이지 변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대신 태호의 서사를 몽타주로 짧게 설명하기에 관객들에게 어떻게 콘트라스트를 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극중 실낱같은 희망과 체념 사이를 오가는 인물이기도 한다. 이런 태호를 두고 송중기는 앞서 '승리호' 컨퍼런스 당시 "촬영 전 태호와 마찬가지로 '자포자기'의 상태였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즈음 송중기는 송혜교와 이혼의 아픔을 겪었던 터다. 송중기는 '자포자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저 "말 그대로였던 것 같다. 말씀드린 게 다였다"고 답했다. 그는 "실제로 제가 그랬다. 그때 제 상태가 비슷했다.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지만 제 개인사이기 때문에 여백의 미를 남겨두고 싶다"며 언급을 아꼈다.

▲ '승리호' 송중기. 제공|넷플릭스
송중기의 첫 주연 영화 '늑대소년'을 함께 한 조성희 감독과는 벌써 10년 가까운 사이. 송중기는 "스크린 복귀를 했다는 데 대해서 개인적으로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조성희 감독과 다시 작업한 데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힐 정도다. 그는 "'늑대소년' 할 때 저도 박보영씨도 신인이었고 조성희 감독도 처음 영화에 데뷔하시는 때였다. 시작을 같이 해서 그런지 조성희 감독에게 애착이 있다"며 "감독으로서도 사적으로도 의미가 큰 분이다. 지금까지 하신 세 편 중 2편 을 했다는 건 배우로서 영광이고 기분좋은 일이기도 하다. 감독님을 좋아하고 감독님의 서사를 또한 좋아한다"고 말했다.

'승리호'는 조성희 감독이 '늑대소년' 이전에 이미 초안을 갖고 있던 기획이었고, 송중기 역시 일찌감치 프로젝트를 접했다. 처음엔 태호의 나이대가 송중기와 달랐지만 수정을 거치며 송중기에게 역할이 돌아갔다. 송중기는 "제안받았을 때 이미 저는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영화사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특히 조성희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컸다"고 말했다. "대본을 보기 전 선택했던 데 대한 확신이 왔다"고도 강조했다.

송중기는 '신파'라며 반응이 엇갈린 서사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반응도, 좋다는 반응도 들었다. 평소에도 달콤한 말보다 쓴소리를 귀담아 들으려 한다. 솔직한 리뷰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 한다"면서도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의 8할이 조성희 감독이다. 그 색을 좋아하며 그래서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조성희 감독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조성희 감독 역시 송중기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드러낸 바다. 앞서 인터뷰에 나섰던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에 대해 '늑대소년' 때와 사람 송중기는 변한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송중기는 "사람인지라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부분도 있을 것, 최대한 변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많이 평가받는 연예인이란 직업이어도 겉과 속이 다르면 제가 문드러진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고백했다. 송중기는 "감독님께서 저를 굉장히 좋게 말씀해 주시더라. 오히려 감독님이 그대로"라면서 "'늑대소년' 때 제가 했던 출수 역할이 감독님 자체라고 생각한다. 10년 만에 만났지만 여전히 순박하고 여전히 말도 없고 여전히 쑥스러움 많고 그대로"라고 귀띔했다. 뒤이어 "감독님의 정서를 좋아한다. 감독님이 제가 지겹지 않으시다면 언제든지 함께하고 싶다"고 3번째 만남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어느 때보다 으쌰으쌰 했던 '승리호' 식구들과의 재회 역시 고대하는 부분이다. 김태리 진선규 그리고 유해진 모두 '승리호'에서 처음 만난 배우들이지만 "처음부터 처음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며 "네 명 모두가 똑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송중기는 말했다. 가장 배우들과 터놓고 촬영한 작품이라는 게 송중기의 설명. 그는 "그 중심에는 유해진 선배가 있었다"며 "업동이 역 유해진이 모션챕처를 직접 하겠다고 현장에 나와주셔서 항상 후배들과 어울리고 중심을 잡아주셨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승리호'의 다음 이야기가 있다면? 그런 모험이 있다면 너무나 함께하고 싶죠.

정말 스태프와 배우들, 감독들과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작업하는 게 이렇게 큰 행복이구나 알게 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승리호'를 통해서 가장 많이 느꼈다. 감사하게도 어제까지 '빈센조'라는 드라마를 새벽까지 촬영했는데, 그 현장에서도 많이 느껴요.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작업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큰 행복이라는 걸 많이 느낍니다."

▲ '승리호' 송중기.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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