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FA를 선언하면서 조건을 걸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첫 번째였고, 한 걸음 물러서 40인 로스터 보장을 원했다. 하지만 양현종이 원하는 조건을 맞춰줄 팀은 없었다. 

꿈 반대쪽에는 부와 명예가 있었다. 거액을 받고 KIA 타이거즈에 남아 프랜차이즈 최다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지만 양현종은 꿈을 택했다. 스플릿 계약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로 협상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에 양현종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양현종 영입을 추진하는 팀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여러 팀 가운데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저스를 택했다. 양현종은 13일(한국시간) 텍사스 스플릿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자격을 얻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지만, 스프링캠프와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될 수 있다. 선발투수가 부족한 텍사스의 팀 사정, 60경기에서 162경기로 정상화한 경기 수 등이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승격을 기대하게 만든다. 

▲ 양현종 ⓒ 스포티비뉴스 DB
한국인 빅리거 중에서도 스플릿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적지 않다. 모두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스플릿 계약을 무모한 도전으로 볼 이유도 없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홈런을 친 황재균(kt)도 시작은 마이너리그였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빅리그 로스터 진입시 연봉 150만 달러, 인센티브 최고 160만 달러에 합의했다. 황재균은 비록 1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꿈에 그렸던 '메이저리거' 타이틀을 얻고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구대성은 2005년 뉴욕 메츠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하고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이때 스플릿 계약과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두고 에이전트 측과 구단 측 의견이 갈리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결국은 스플릿 계약인 것으로 판명됐다. 구대성은 3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고,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치는 명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2016년 이대호(롯데)가 만들었다. 이대호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승격시 100만 달러, 인신티브 300만 달러에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부정적인 전망을 극복하고 개막전부터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했다. 104경기 14홈런, 타율 0.253과 OPS 0.740을 기록한 뒤 KBO리그에 복귀했다.  

이외에도 2007년 최희섭이 탬파베이 레이스 2년 최고 195만 달러, 박찬호가 LA 다저스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했다. 임창용도 일본 프로야구 커리어를 정리한 뒤 2012년 시카고 컵스와 메이저리그 승격시 500만 달러로 연봉이 높아지는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지금은 풀타임 메이저리거인 최지만(탬파베이)도 2017년 뉴욕 양키스와 스플릿 계약으로 커리어를 이었다.  

▲ 양현종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 스포티비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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