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둥이 자매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여자 배구 흥행을 이끈 '스타 쌍둥이' 이재영-이다영(25, 이상 흥국생명)도 예외는 없었다. 학교폭력은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문제다. 

학교폭력 논란은 지난 10일 터졌다. 한 포털사이트에 "현직 배구 선수 학폭(학교폭력)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가해자는 익명으로 작성된 글이었지만, 이재영-이다영 자매로 추측할 수 있는 단서가 있었다. 학교폭력 시점은 중학생 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 생각해 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최근 SNS로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 기억이 스쳤다. 자신을 돌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 내 글을 쓴다. 피해자는 총 4명이다.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는 같은 숙소를 썼는데, 가해자는 피해자가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막거나, 돈을 빼앗고, 신체적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는 논란이 커지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자필로 작성했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철없는 어린 시절 행동을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며, 자숙하고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흥국생명 구단 역시 "해당 선수들은 학생 시절 잘못한 일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 소속 선수의 행동으로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하며 "해당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반성을 하도록 하겠으며, 앞으로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과문으로 논란을 마무리하기는 어려워졌다. 쌍둥이 자매를 응원했던 배구 팬들마저도 등을 돌리고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올 시즌 김연경과 함께 흥국생명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고, 지난해 1월 국가대표로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주역들이지만, 이번 일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구단이 가장 먼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현재 숙소를 떠나 심신 안정을 취하고 있다. 구단은 학교폭력 사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고, 조만간 징계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국가대표 자격 박탈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 11조에는 '불미스러운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선수'를 결격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배구협회가 쌍둥이 자매에게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야구계는 그동안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선수에게 중징계를 내려왔다.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8월 1차지명으로 선발한 투수 김유성을 지명 철회했고, 키움 히어로즈는 2019년 1차지명으로 선발한 투수 안우진에게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두 선수 모두 지명 후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다. 안우진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영구적으로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됐다.

프로 무대에 오기 전의 일이지만,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쌍둥이 자매가 언제 다시 유니폼을 입고 코트 위에 설 수 있을지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다. 쌍둥이에게 10억 원을 투자한 흥국생명도,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대표팀도 여러모로 사정이 복잡해졌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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