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하키계에 폭행과 폭언, 계약금 갈취 문제 등 거센 폭풍이 불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해, 정형근 기자 / 배정호 기자] 스포츠타임의 단독 보도로 알려진 현직 하키 실업팀 감독의 ‘계약금 가로채기’ 논란과 관련해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이 사건뿐 아니라 하키계의 만연한 폭행과 비리에 대한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후속 보도로 김해시청 A감독의 여자 선수 폭행과 성적인 폭언뿐 아니라 계약금 가로채기에 실업팀 코치까지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해시청 A감독은 1993년부터 2019년까지 김해 소재 한 대학에서 무려 26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했다. 

A감독이 대학 지도자로 있던 시절, 실업팀으로 향하는 여자 선수들의 계약금을 모두 가로챘을 뿐 아니라 여자 선수들의 인권을 짓밟는 폭행과 성적인 폭언까지 일삼았다는 폭로가 터져 나오고 있다. 

[피해 선수] 

“X발 이런 건 기본이고, '대가리를 쪼개고 싶다' 이러면서. '대가리로 김칫국물 흘리게 해줄까', 화낼 때는 '나는 너희가 지나가기만 해도 생리를 하는지 안하는지도 다 알 수 있다' 그런 얘기까지도 하고.”

“탈의실이나 그런데 들어가서 다 같이 맞고, 스틱으로 빠따 맞고, (하키) 골대 안에 들어가서 '볼로 그냥 맞아라' 하고 때려버리고.”

A감독은 현재 실업팀에 입단한 선수들의 계약금을 모두 가로챘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마련했고, 지도자가 직접 돈을 건네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해시청 A 감독] 

“졸업생들이 자기들이 자발적이게 실업팀에 가면서 받은 계약금, 준 돈을 자발적으로 부모님 거기(학부모 모임)에 내줘서 부모님들이 그렇게 해서 (버스를) 산 것이라고요.”

“제가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계좌로 받았거나, 애들보고 돈을 가져오라 그랬거나, 부모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버스를 사야 하기 때문에 동의를 해줘서 그랬고, 기구 역시 마찬가지. 지도자가 돈을 받아서 한 것은 없다니까요.”

그러나 당시 감독 밑에서 약 6년 동안 함께 지도한 B코치는 선수들의 계약금을 건네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감독이 저지른 폭행과 폭언도 선수들을 위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기자] 

“(대학) 선수들이 실업팀 가면 계약금 받는데, 계약금을 코치가 전달받아서 감독한테 드렸다는 제보가 와서 사실 확인하려고 연락했어요.”

[B 전 코치] 

“그걸 누가 제보를 한 것이에요, 우리 애들 중에 제보를 한 것이에요? 계약금을 받는 건 받는데, 그것 다 애들을 위해서 다 썼는데 그게 뭐가 문제가 되나요.”

[기자]  

“듣기로는 선수들이 감독이 아닌 코치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하던데 그 부분은 맞는 것이죠?”

[B 전 코치] 

“네. 저한테 들어왔죠. 제가 감독 선생님과 얘기 하에 집행한 거죠.”

[기자] 

“선수들 동의를 받으셨다는 얘기죠?”

[B 전 코치] 

“애들 동의 다 받고, '선생님 그렇게 하세요' 하고 진행을 한 것이지. (예전에) 하도 문제가 돼서 제가 대학 있을 때 누가 민원 넣고 뭐하고 하니까, 한 3년인가 4년 전부터는 저희가 개인적으로 못 받고 다 학교로 넣게 됐어요.”

[기자] 

“감독과 통화를 했다. 감독은 따로 돈 받은 것은 없고, 학부모들이 만든 돈을 갖고 썼다고 말했다.”

[B 전 코치] 

“학부모님들이 무슨 돈을 만들어요.”

[기자] 

“정리하면 실업팀에 간 선수 전원에게 (계약금을) 받은 건 아니고, 실업팀 간 선수들 중 계약금이 나오면 그것을 받아서 학교 용품이나 이런 쪽에 쓰셨다는 말씀이죠?”

[B 전 코치] 

“그렇죠. 그게 무슨 불법적인 일이라고.”

[기자] 

“A감독이 대학 있을 때 폭언, 폭행이 있었다는 내용도 있던데.”

[B전 코치] 

“제가 봤을 때는 애들 잘되라고 감독들이 전부 다 하지 않나요. 그 정도는. 감독들이 그 정도는 다 하지 않을까요.”
▲ 김해시청 A감독은 선수들에게 직접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치는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코치는 받은 돈은 선수들에게 모두 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피해 선수들은 자신이 건넨 돈의 사용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피해 선수들이 다닌 대학의 하키부를 졸업한 선수는 모두 76명이다. 

이 선수들 가운데 아산시청 실업팀으로 향한 인원은 무려 41명에 달했고, 평택시청이 11명, KT가 6명, 경북체육회가 5명 순이었다.

선수들은 실업팀 선택의 자유도 없이 대부분 A감독이 보낸 아산시청으로 향했다. 스포티비뉴스는 A감독의 계약금 편취 문제가 실업팀 지도자까지 연루돼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들었다.  

[피해 선수] 

“(계약금) 입금되고 나서 (아산시청) 코치님이 '뽑아 와라' 그래서 은행에 가서 뽑아서 그대로 돌려드렸다. 선수들이 졸업생들 다 같이 가서 뽑아서 드렸다. 계약금을 출금하고 나서 코치 선생님 방으로 가서 전달해 드렸다.”

“계약금에 대해서 계속 말이 나오고. 밑에 애들한테는 '학교에 줘야 한다'. '너네 학교가 어려우니까 도와줘야 한다', A감독님도 '지금 학교가 어렵다', '이것도 사야 하고 저것도 사야 하고', '너희가 좀…' 이런 얘기를 듣다 보니까 학교로 들어가는구나.”

“제 생각에도 연관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게 좀 그런 거 같은 게, 저희가 실업팀을 가고 싶은데 가는 게 아니라 A감독이 가라는 데를 간다. 스카우트가 아니라 얘기가 오가는 것 같다. 실업팀 감독과 A감독과. 얘기가 끝난 다음 넌 여기 (실업팀)가고, 넌 여기(실업팀)가고.”

“저는 당연히 (감독) 두 분이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 밑에 코치님들은 지시를 받거나 한통속. 같이 일을 꾸민, 감독 주도 하에 코치들이.”

현재 아산시청의 C코치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코치직을 맡고 있다. 

A 감독과 아산시청 C코치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여자 하키 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맡기도 했다.    

현재 피해 선수들의 제보와 증언은 쏟아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는 피해 선수들이 계약금을 전달하기 위해 같은 날 돈을 인출한 내역과 계좌이체 내역 등을 확보했다. 이번 사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하키계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고영상 / 엔케이 법률사무소 변호사] 

"선수들에게 폭행, 협박하여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경우에는 공갈죄가 성립됩니다. 직접적으로 폭행, 협박해서 돈을 직접 갈취한 게 아니라, 학교 발전 기금 명목으로 돈을 기부하도록 강요한 경우에는 강요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공갈죄의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강요죄의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목격자, 진단서 이런 것들이 있으면 유죄를 입증할 자료가 되고, 피해자들이 많으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도 더해지고, 피해 금액이 많아지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처벌의 수위도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가해 감독과 코치는 피해 선수들에게 계속 연락하며 ‘허위 증언’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비뉴스는 피해 선수들이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가운데 관련 기관들이 어떠한 대책을 내놓는지 파악하고, 하키계 전반에 만연한 폭력과 비리에 대해 추가 보도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김해, 정형근 기자 /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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