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앤드류 수아레즈가 케이시 켈리와 캐치볼을 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천, 신원철 기자] LG 류지현 감독은 21일 새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의 불펜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수아레즈는 이날 불펜 투구에서 주로 스트라이크존 낮은 곳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심재학 해설위원이 "높은 공이 없다"며 낮은 쪽 제구 능력에 감탄하자 류지현 감독은 수아레즈의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 구사 능력도 눈여겨보라고 귀띔했다.  

류지현 감독은 수아레즈에게 눈을 떼지 않은 채 "커브 회전 수가 분당 2700까지 나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을 받은 포수 유강남도 "직구가 가장 좋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모두 좋았다"고 호평했다. 영입 경쟁을 벌인 끝에 어렵게 데려온 선수답게 기대가 크다.  

수아레즈가 커브를 적극적으로 던진다면 지난해 메이저리그와는 전혀 다른 투구 패턴으로 나온다는 얘기다. 지난 시즌에는 커브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류지현 감독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앤드루 베일리-에단 카츠 투수코치가 수아레즈에게 커브를 던지지 말라고 지시했다. 선수 본인은 커브를 계속 던지고 싶어했다. 

커브 비중은 이미 2018년 13.3%에서 2019년 5.4%로 줄어들고 있었고, 2020년에는 전혀 던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수아레즈는 지난해 6경기 9⅓이닝 동안 포심 패스트볼(34.1%)과 슬라이더(29.4%), 체인지업(23.5%), 싱커(12.9%)를 던졌다. 2018년과 2019년에 던졌던 커브를 배제하고 타자들을 상대했다.

▲ LG 앤드류 수아레즈. ⓒ 곽혜미 기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2018년에는 30.4%였던 커브의 하드히트 비율이 2019년에는 50.0%로 올랐다. 수아레즈의 투구에 어떤 변화가 생기면서 주 무기로 생각했던 커브가 버려야 할 구종이 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8월 11일 필라델피아전을 끝으로 수아레즈는 커브를 봉인했다.

2018년과 2019년 투구 분포도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커브를 일정한 코스로 던졌던 2018년과 달리 2019년은 이리저리 흩날린다. 포심 패스트볼의 일관성도 전년보다 떨어졌다. 커맨드를 찾는다면 커브의 위력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일단 21일 불펜 투구에서는 흠잡을 곳 없는 제구력을 보였다. 

커브 자체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류지현 감독은 수아레즈의 커브가 "2700회까지 나온다"고 했고, 2019년 평균 회전 수는 2552회였다. '최고'와 '평균'의 차이를 감안할 필요는 있지만, 수아레즈가 분당 회전수 2700에 가까운 커브를 꾸준히 던질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면 지난 3년의 기록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류지현 감독은 수아레즈에 대해 "대화를 해보면 지시를 이행하려고 하는 선수로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새로운 문화에서 자기가 흡수하려는 태도는 적응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버렸던 커브가, KBO리그 지도자들의 조언으로 결정구가 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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