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상규. ⓒ 이천,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천, 신원철 기자] LG 오른손 투수 이상규는 '2020년의 발견'이 될 수도 있었다. 4월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150km 강속구를 던져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고, 최일언 투수코치가 "올해 캠프의 유일한 소득"이라고 할 만큼 기대를 받았다. 5월에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자리를 대신하며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뒷문을 지켰다.

그 기세는 한 달 만에 식어버렸다. 무엇보다 강점이었던 구속을 잃었다. 변화구 구사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이상규에게는 치명타였다. 그는 21일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을 돌아보며 "힘들게 지냈다. 이천에서도 잠을 잘 못 잘 정도다. 좋았을 때 감을 찾으려고 했다. 결국 작년이 끝날 때까지 못 찾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상규는 "6월 들어 구속이 떨어지면서 많이 쫓겼다. 140km 이상은 유지했는데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구속이 유일한 강점인 내 기준에는 못 미친다.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아니었다. 던질 때 느낌이 예전과 달랐었다"고 돌아봤다.

갑자기 구속이 떨어지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했던 시도들은 그대로 역효과를 낳았다. 이상규는 자기 것을 잃은 채 2020년을 마쳤다. 투구 폼과 트래킹 데이터에서는 문제점을 찾지 못해 더욱더 답답했다. 이상규는 "데이터는 그대로다. 코치님들은 예전에는 과감하게 던졌는데, 지금은 자신감 없이 던지는 느낌이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날 이상규는 이번 캠프 첫 라이브 피칭/배팅에서 30구를 던졌다. 긍정적인 발견을 했다는 것이 큰 소득이었다. 그는 "다시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 마지막 2구에서 기분 좋게 끝났다. 하체 쪽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안 좋은 폼이라는 건 알지만 세게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오늘 야간 훈련 때 바로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상규는 지난해 1군에서 말소된 뒤 퓨처스팀 경헌호 코치에게 여러 조언을 들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귀를 열자'였다고. 그는 "고집이 세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코치님이 다른 사람 말도 들어보라고 하셨다. 그때는 빨리 1군에 올라가고 싶은 급한 마음에 그랬었다"고 털어놨다. 

그에게 올 시즌을 어떤 이미지로 마치고 싶은지 물었다. 이상규는 이렇게 답했다.

"다시 살아난 선수면 좋을 거 같아요. 다시 살아난 선수가 되고 싶네요. 다시…그게 제일 큰 목표입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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