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전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선수의 '학폭 루머'는 결국 이를 뒷받침해줄 증인이 나오느냐가 관건이 됐다.

지난 19일 SNS 상에는 한화 소속 선수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피해를 주장한 A씨는 "나를 버러지보듯 보던 시선과 나를 향한 폭언들", "패거리들이 모여 단체로 집단 폭행했던 기억" 등을 나열하며 "그 또한 이 행위들에 참여했다는 건 내 이름 세 글자를 걸고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나를 쓰레기 보듯 바라보던 사람들이 성공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다니는 건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울기만 했던 과거의 나 자신에 대한 가장 큰 배신일 것"이라며 해당 선수의 실명과 현재 사진, 과거 졸업 사진을 공개했다.

한화는 19일부터 진상 조사에 나서 선수는 물론 피해를 주장한 A씨, 당시 담임교사, 지인 및 선후배들과 모두 접촉했다. 그러나 21일까지 한화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단서나 증언을 찾지 못했다. 주변 인물들 및 A씨가 증인으로 제안한 인물이 '직접 목격한 바나 해당 사안을 들은 바 없다'고 말했기 때문.

한화는 21일 공식입장을 통해 "구단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본 결과, 당사자들 간의 기억이 명확히 다른 점, 무엇보다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학폭위 개최 기록이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안타깝지만 구단의 권한 범위 내에서는 더 이상 사실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20일 학폭 루머를 부인했던 선수가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의 가족들도 루머가 게시됐을 때부터 백방으로 사실을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선수가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는 일관된 입장과 함께 '최종적으로 법적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구단은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결과를 기다릴 계획이다.

한화는 진상 조사를 사실상 끝마쳤지만 A씨는 21일 다시 SNS에 글을 남기며 "한화가 저에게 압박을 주었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졌다고 들었다. 전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제가 마지막 글을 남겼을때도 먼저 연락해주셨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려고 노력하고 계신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구단이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자세한 조사를 계속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어 "내가 발언한 폭로 내용이 정확치 않다거나 부족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잊으려 노력했던 부분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해자들과 당시 왕따를 당하던 다른 아이들의 이름과 제가 당했던 일들을 기억하고 있고, 이는 모른다, 잊어버렸다 해서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혹여 해당 일을 기억하시는 분이 있다면 연락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양측의 첨예하게 다른 주장을 밝혀줄 증거들은 결국 십여 년 전 이들의 사이에 있던 인물들의 기억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구단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찾아봤음에도 당시 상황을 입증할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 해당 선수가 결백을 밝히고 억울함을 풀지, A씨가 자신의 피해를 밝히고 사회에 경종을 울릴지 긴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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